국민의힘 지도부가 11일 4박 6일간 캄보디아·인도네시아로 순방을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을 성남공항에서 배웅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함께 도열해 윤 대통령에게 배웅 인사를 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얼굴을 가까이하며 5초 정도 인사말을 건넸고, 윤 대통령 손을 두 손으로 잡기도 했다.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퇴장시켜 대통령실과 당내 일각에서 비판을 받는 주 원내대표는 정 위원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윤 대통령과 짧은 인사를 나눴다.
이날도 주 원내대표의 ‘두 수석 퇴장’에 대한 비판이 당내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주 원내대표에 대한 당 일각의 불만에 대해 “내부에 그런 의견이 있는 건 사실이다. 장제원 의원이 없는 걸 있다고 말씀한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전날 “의원들이랑 통화했는데 (주 원내대표 조치에) 부글부글하더라. 우리 당원들이 모욕감을 느낀 것 아니냐, 그런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두 수석을 퇴장시켰던) 회의 진행을 아마 제가 맡았으면 매우 원활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주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에 비판적인 측은 주로 친윤(친 윤석열)계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때 수행팀장이었던 이용 의원이 공개적으로 주 원내대표의 조치를 비판했다. 친윤계에선 그동안 주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당선 이후 행보에 대해 일부 불만이 있었는데, 이번 ‘두 수석 퇴장’ 조치로 공개적으로 그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다른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강 수석과 김 수석이) 일단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며 “그래서 저는 주 원내대표가 (둘을) 퇴장시키는 게 적절하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친윤계로 분류되진 않는다. 안 의원은 2019년 문재인 정부 때 강기정 정무수석이 운영위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삿대질하며 고성을 질렀던 일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사과도 안 하고 조치도 안 했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이 쌓여서 사실은 국민들이 실망해서 정권을 교체시켜 주신 것”이라며 “그렇다면 우리는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과 이 의원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 “어떤 현상을 놓고 누구나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내가 말 못 할 사정들을 이 의원과 장 의원이 나와 자세히 공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사정이 있다. 그런 사정을 좀 알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장·이 의원과 소통이 있었냐’는 질문엔 “그것까지 답해야 하냐”면서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