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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교수 “스태그플레이션 극복? 80년대 미국에서 배워야”[2022 중앙포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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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선 1980년대 미국이 시행한 규제 개혁 사례들을 살펴봐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겸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중앙포럼’에서 ‘미증유의 도전, 글로벌 복합위기 진단’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스태그네이션)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가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중앙포럼’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극복 방안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성태윤 연세대 교수가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2 중앙포럼’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극복 방안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성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일찌감치 예고된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시장에 과도하게 공급됐던 유동성이 추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성 교수의 설명이다.

물가를 끌어올린 주요인은 에너지 가격이다. 한국의 에너지 수입 물가는 훨씬 이전부터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10월 원유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100.6%, 천연가스(LNG)는 115.3%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 교수는 “일반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올라갔다고 생각하는데, 훨씬 이전부터 신호가 있었다”며 “이는 전 세계적인 환경 규제 흐름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환경 규제 이슈는 한국만의 힘으로 극복하기 어렵다”며 “현 상황을 고려하면서 물가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경제의 위기극복과 도약 - 새 정부와의 대화'를 주제로 중앙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20221109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경제의 위기극복과 도약 - 새 정부와의 대화'를 주제로 중앙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20221109

해결 방안의 하나로 성 교수는 ‘적극적인 규제 개혁’을 제안했다. 빠르게 상승하는 에너지 가격을 억제하기 어렵다면 다른 분야 규제 개혁을 통해서라도 전체적인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1980년대 미국의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미국은 1970년대부터 이어진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항공ㆍ버스ㆍ철도ㆍ물류ㆍ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를 풀었다.

성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의한 가격 상승 문제가 있을 때 시장 진입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당시 미국은 교통비가 높아서 불만이 컸는데, 규제 개혁을 통해 교통ㆍ물류 관련 시장 진입을 쉽게 만드니 자연스럽게 해당 가격 뿐만 아니라 전체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처럼 적극적인 규제 개혁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동시에 물가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당시 미국에 있었던 규제는 1980년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비용이 증가하는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우리도 참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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