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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건희에 선수 소개해줬나" 권오수 "도움될 것 같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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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이른바 ‘선수’ 이모씨와 알게 된 것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소개였다고 권 전 회장이 28일 재판에서 직접 밝혔다. 주식시장에선 투자전문가 또는 시세조종꾼을 통칭 선수란 은어로 부른다.

미영캐 3개국 순방을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서울신문 박지환 기자]

미영캐 3개국 순방을 떠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서울신문 박지환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가 심리한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판에서 권 전 회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권 전 회장은 2009~2012년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함께 91명 명의로 157개 계좌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이 2008년 말 도이치모터스 우회상장한 뒤 ‘선수’ 이모씨에게 의뢰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그를 구속기소했다. 김 여사는 당시 157개 계좌를 빌려준 91명의 ‘전주(錢主)’ 가운데 한 명이었다.

검찰이 권 전 회장에게 “김 여사에게 (이씨를) 소개해줬나”, “주식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했나”라고 묻자 “소개해준 적 있다”, “금융전문가니까”라고 답했다.

소개한 이유를 묻는 데에는 “서로 도움이 될 거 같아서”라며 “당시 한창 비지니스를 할 때엔 서로 돕고 성장시키는 것이 많았다. 다른 생각 있어서 소개해준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검찰은 “ ‘일임(一任) 매매’가 불법은 아니지만, 이모씨처럼 증권사 직원도 아닌 개인을 소개해서 수익을 받는 건 적법한 절차는 아니다.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권 전 회장은 “이씨를 소개받을 때 대형 금융투자회사(골드만삭스)에 근무한 이력 등을 듣고 금융에 굉장히 유능한 사람인줄 알았다”고 했다. 이씨의 학력 및 경력은 나중에 허위로 드러났다.

"네, 그러시죠" 김건희 이 녹취록…증권가선 반응 엇갈렸다

“네, 그러시죠” 김건희 이 녹취록도 공개됐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 여사가 ‘주식 전문가’로 소개받은 이씨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1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TV토론회에서 “부인이 2010년 저와 결혼하기 전 이 양반(이씨)에게 위탁관리를 4개월 맡겼는데 손실이 나서 돈을 빼고 절연했다”고 말했다.

앞선 재판에서는 김 여사가 이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수 주문에 동의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윤 대통령 측은 “주식 매매 절차상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공개된 녹취록은 증권사 직원이 특정 가격대에 주식을 구매할 것인지를 묻자 김 여사가 “네. 그러시죠”라고 답하거나 “사라고 하던가요? 그럼 좀 사세요”라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이는 ‘선수’ 이씨에게 ‘일임(一任) 매매’를 맡긴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라는 취지일 뿐이라는게 윤 대통령 측 입장이다.

검찰은 지난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선수 이씨 등을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현재 이 사건은 2년 넘게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가 맡고 있다. 야당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포함해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정답은 특검밖에 없다”며 “국민과 함께 ‘김건희 특검’을 쟁취해내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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