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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지자체가 1조701억 지급보증…경산시 2370억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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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교보증권은 지난 12일 천안북부 BIT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개발사업 시행사인 천안북부일반산업단지㈜가 3개월 전 발행한 전자단기사채 565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채권 지급보증 약속을 취소한 후 기존 투자자였던 미래에셋증권과 BNK투자증권이 천안산단에 투자를 거부하면서 주관사인 교보증권이 부담을 떠안은 것이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보증 약속을 번복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 중인 사업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26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방자치단체 신용보강제공(지급보증) 현황’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총 13개 지자체가 1조701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집계한 지자체 지급보증 세부 내역이 공개되는 건 처음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자체 13곳 중 보증 액수가 가장 큰 곳은 경산지식산업개발에 2370억원을 지급보증한 경북 경산시였다. 경산지식산업개발㈜은 2014년 9년 만기로 3162억원 한도의 채권을 발행하기로 하고 자금을 빌렸다. 경산시 보증으로 시공사 대우건설이 공사 비용을 쉽게 조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산지식산업지구 산업용지 분양률은 1단계 부지가 93%에 그쳤다. 준공도 내년 말로 예상되고 있다. 자금 시장 경색으로 일부 자금 조달이 위태롭다는 지적에 대해 경산시 관계자는 “현재 지급보증 금액은 1850억원으로 줄었고, 2단계 부지는 계약 직전 상태가 대부분”이라며 “사업 추진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뒤이어 지급보증 액수가 큰 곳은 레고랜드 사업을 담당한 강원도(2050억원)였고, 제주도가 오등봉공원 건설을 위해 호반건설에 지급보증한 1226억원, 천안시가 천안북부일반산업단지㈜에 지급보증한 1105억원 등의 순이었다. 제주시 관계자는 “사업에 문제가 있을 시 해당 금액을 돌려주고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의미의 예치금조의 돈이었다”며 “이미 지난 5월에 이 돈을 호반건설에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교보증권이 매수한 565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 외 잔액은 만기가 내년이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세풍산단개발(이하 지급보증 지자체-실질 자금조달자) 951억원 ▶음성군-음성용산일반산업단지 600억원 ▶충주시-충주드림파크개발 57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김웅 의원은 “시장의 안정화와 지자체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정부가 단기적인 접근을 넘어 선제적으로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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