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폴란드 이어 ‘K방산’ 대박 이어지나…말레이서 FA-50 실사단 방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사진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사진 KAI

말레이시아 정부 대표단이 최근 방한해 한국산 경공격기 FA-50 도입을 위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폴란드에 이어 한국산 방산무기의 말레이시아 수출이 가시화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7~20일 말레이시아 실사단이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를 찾아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단은 폴란드 수출 물량인 FA-50의 제조과정과 완제품, 첫 한국산 전투기 KF-21의 시제품 등을 살펴본 뒤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1차 사업 규모는 약 40억 링깃(약 1조원)으로, 내년 1분기쯤 최종 사업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공군은 현재 노후 전투기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말레이시아는 훈련기와 경공격기를 겸해 사용해왔던 영국산 호크기를 대체하기 위해 경전투기 18대 구매를 추진해왔다. 통상 항공기 수명을 30년으로 보는데, 말레이시아가 호크 208 18대를 1995년 인수했던 것을 고려하면 퇴역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호크 108도 비슷한 시기에 도입됐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야간훈련 중 추락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하며 노후 전투기 교체 필요성이 커졌다.

KAI 측은 말레이시아가 훈련기와 경공격기를 겸하는 기종에 대한 선호도가 큰 점을 고려해, 폴란드 수출 기종인 FA-50 성능 개량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드릴로봇이 패널에 구멍을 뚫는 모습. 사진 KAI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드릴로봇이 패널에 구멍을 뚫는 모습. 사진 KAI

업계에선 후보 기종으로 FA-50과 테자스(인도 HAL), 허젯(튀르키예 TAI), M-346(이탈리아 알레니아) 등이 경합 중인 가운데 FA-50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FA-50의 폴란드 수출이 원활하게 잘 이뤄지며 말레이시아 측도 마음을 굳힌 듯하다”며 “최종 경합을 벌이던 M-346은 후속 군수지원이 원활하지 않아 마이너스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군 현대화 계획을 추진 중이며, 향후 무기 수입 규모가 지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분쟁,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와의 해상 영유권 분쟁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3년과 2010년 각각 K200 장갑차 111대(1억4652만 달러 규모)와 훈련함 2척(4억 달러 규모)을 말레이시아에 수출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가 도입 기종을 확정지으면 사업금 납부 방법에 대한 세부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무기 수입 과정에서 자국의 제품을 구매토록 하는 절충 교역을 요구한다. 일부 사업금액을 말레이시아 대표 농산물 중 하나인 팜유로 상호교환하는 형태의 구매방식이 논의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품의 가성비가 좋고 폴란드 수출 등으로 우수성과 후속 군수지원이 우수한 것도 시장에서 검증된 것이 FA-50의 강점”이라며 “말레이시아 고위 인사가 수출 계약을 앞두고 마지막 확인 차원에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