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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바이오 정상회담 서울서 개최, K바이오 기회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오는 25~26일 양일에 걸쳐 세계바이오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개최된다. 각국 정상과 바이오 관련 국제기구의 수장은 물론 세계보건기구 아시아 지역의 보건전문가들이 모두 모이는 대규모 국제회의이다. 한국은 그간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 대응 경험을 나누는 동시에 백신, 치료제 및 원부자재 등에 대한 각국의 최신 지식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월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하고,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불평등 해소와 미래 감염병 위기대응 능력 향상에 부응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의 바이오산업 기술과 교육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우리가 바이오 관련 국제 인력양성의 메카가 된다면 세계적인 기업들의 생산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이 국내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런 논의가 좀 더 구체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강점인 진단기기 관련 산업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 반면 위탁 생산 기술은 뛰어나지만, 아직 원천기술 보유에는 약점이 있는 백신과 치료제 연구개발 관련해 국제적 협력과 투자를 끌어낸다면 이 회담은 더욱 성공적일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진단, 역학조사 및 격리 치료로 이어지는 성공적인 방역으로 질병의 확산을 막는 데는 성공했으나, 결정적인 무기인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뒤처진 것은 아쉽다. 3T라고 불리는 방역정책은 메르스의 충격 이후 사전에 준비되고 훈련돼 있었던 반면, 백신과 치료제는 이에 걸맞은 사회적인 관심과 투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백신 주권을 외쳤지만 정작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실질적인 투자는 매우 미흡했다. 현재도 연간 30조원에 육박하는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은 백신과 치료제 관련 기술개발에 제대로 투자되고 있지 않다. 또한 국내 제약사들의 적극성 결여와 당국의 국내 산업 보호조치가 맞물려 세계적인 제약기업이 탄생할 토양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번 서밋에서 만나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유수한 기업인들의 조언을 교훈 삼아 우리도 이 분야에 집중한다면, 우수한 인재를 보유한 인력풀이 뒷받침돼 우리도 이른 시일 내 바이오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산업을 반도체, 자동차, 정유 등과 더불어 수출 효자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면 우리의 후손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리는 초석을 놓게 된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 회원국의 일원으로 백신의 균등한 보급과 이를 위한 지원에 앞장선다면 세계보건에 기여함과 동시에 선진국의 위상을 드높이게 될 것이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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