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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33조원 큰 시장...잔디깎이도 자율주행 전쟁터 됐다

중앙일보

입력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잔디깎이 시장이 ‘첨단 기술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휘발유로 구동되는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하던 잔디깎이 기계가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로봇으로 빠르게 변신하면서다.

두산밥캣은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리고 있는 농업·농기계 박람회 ‘이큅(Equip) 엑스포’에 제로턴 모어(Zero-turn Mower·사진) 자율주행 방식의 잔디깎이를 출품했다고 19일 밝혔다. 소프트웨어 업체 그린지와 개발 중인 기술로, 이번 행사에선 자율주행을 시연했다. 그린지는 상업용 조경 장비 분야에 특화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다.

제로턴모어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한 자율주행 잔디깎이 로봇이다. 사진 두산밥캣

제로턴모어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한 자율주행 잔디깎이 로봇이다. 사진 두산밥캣

제로턴 모어 방식의 잔디깎이는 제자리에서 바퀴를 이용한 회전이 가능해 좁은 공간에서도 빠른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두산밥캣이 내놓은 제로턴 모어는 작업할 내용과 구역을 설정하면 운전자가 하차한 뒤에도 무인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라이드 앤드 리피트(ride-and-repeat)’ 기능과 장애물 감지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모든 작업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미리 설정할 수 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잔디깎이 작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가속화를 위해 그린지에 지분 투자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두산밥캣은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의 전기 제로턴 모어 ‘ZT6000e’ 시제품도 공개했다. 자율주행 모델과 전기 모델 모두 내년 말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교외를 중심으로 전원주택이 늘어나면서 잔디깎이 기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 골프 붐이 일면서 잔디 관리 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한국형 잔디깎이 로봇’도 등장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 한국 잔디와 정원 환경에 최적화한 잔디깎이 로봇을 출시했다.

두산밥캣의 자율주행 잔디깎이 로봇 '제로 턴모어'는 스마트폰 앱으로 조작할 수 있다. 사진 두산밥캣

두산밥캣의 자율주행 잔디깎이 로봇 '제로 턴모어'는 스마트폰 앱으로 조작할 수 있다. 사진 두산밥캣

이 제품은 로봇청소기 같이 정원의 나무나 돌 등 장애물을 감지해 자동으로 속도를 늦추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기능이 있다. 원하는 요일과 시간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골프장 관리 등 업체 중심의 수요에서 점차 전원주택에 거주하는 일반 소비자 위주로 잔디깎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잔디깎이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안팎으로 성장해 기계·전자 업체들이 신기술을 ‘무장’하고 키우는 유망 분야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즈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잔디깎이 시장 규모는 올해 235억 달러(약 33조5000억원)에서 2027년에는 335억 달러(약 47조75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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