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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이승엽, 감독 취임일성은 기본기와 수비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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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신임 두산 베어스 감독. 연합뉴스

이승엽 신임 두산 베어스 감독. 연합뉴스

'홈런왕' 이승엽(46)은 감독으로서 기본기와 수비를 강조했다.

두산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이승엽 감독 취임식을 열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14일 3년 총액 18억원에 계약했다. 신임 감독 최고 대우다.

이승엽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통산 홈런 기록(467개)과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3년 56개)을 세워 '국민 타자'로 불렸다. 하지만 두산은 국내 최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어, 홈런과 장타를 때려내기 힘들다.

18일 취임식에서 질의에 응답하는 이승엽 감독. 연합뉴스

18일 취임식에서 질의에 응답하는 이승엽 감독.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11대 감독 이승엽입니다"란 인사말로 취임사를 시작한 이 감독은 "많은 이들이 '감독 이승엽'의 야구 철학을 물었다. 그때마다 강조한 키워드는 세 가지다. 기본기, 디테일, 팬"이라고 말했다. 그는 "홈런 타자 이미지가 강했지만 선수 이승엽은 기본에 충실했다. 세밀한 일본 야구를 몸으로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4.45, 8위)도 높았고, 타율도 2할5푼5리에 그쳤다. 가장 큰 문제점은 실책이었다고 생각한다. 홈런을 치고, 득점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팀의 실수로 상대팀에게 기회를 주면 안되기 때문에 수비를 보강하려고 한다. 좀 더 단단하고, 실수하지 않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의 좌우명은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였다. 이승엽 감독은 "기본은 땀방울 위에서 만들어진다. 선수 시절 맞붙은 두산은 탄탄한 기본기로 상대를 압박했던 팀이다. 허슬두의 팀컬러를 다시 구축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했다. 이어 "그라운드 밖에선 낮은 자세로 '팬 퍼스트'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도자로서 경험이 일천하다. 2017년 은퇴 이후 해설위원으로만 활동했다. 이 감독은 "초보 감독이란 꼬리표가 붙는다. 코치 경험도, 지도자 연수도 받은 적이 없다. 하지만 내년 시즌이 시작되면 지금의 평가를 '준비된 감독'으로 바꾸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선수 생활 23년, 은퇴 뒤 5년 동안 야구만 생각하며 언젠가 찾아올 '감독 이승엽'을 준비했다. 모두가 쉽지 않다고 하지만, 자신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77번을 선택한 이승엽 감독. 연합뉴스

77번을 선택한 이승엽 감독. 연합뉴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36번을 사용했고, 삼성의 영구 결번이 됐다. 일본에서는 33번, 25번, 3번 등을 쓰기도 했다. 77번을 선택한 이 감독은 "'7'자를 좋아한다. 언젠가 지도자가 되면 77번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소감을 묻자 "항상 파란 유니폼을 입다가 네이비색을 입게 됐다"며 "야구복은 다 똑같다. 팀을 많이 옮겨봐서 어색하진 않다. 처음 입었는데 나쁘지 않고,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승엽 감독의 친정팀인 삼성 라이온즈는 박진만 감독을 선임했다. 삼성은 박진만 감독과 3년 최대 총액 12억원에 계약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8월부터 대행직을 맡았다. 박진만 감독이 1년 유급해 프로 데뷔는 늦었지만 두 사람은 동갑내기 친구다. 국가대표로도 함께 뛰었고, 지도자로서는 함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베이징 올림픽에 함께 출전한 박진만(왼쪽), 이승염(오른쪽) 감독.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베이징 올림픽에 함께 출전한 박진만(왼쪽), 이승염(오른쪽) 감독.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승엽 감독은 "삼성에서 받은 큰 사랑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가슴 속에 항상 가지고 있겠다. 박진만 감독은 2000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 국제대회에서 함께 뛴 좋은 친구인데 상대로 만났다"고 했다. 이어 "친구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할 때다. 두산의 승리를 위해 뛸 것이고, 박진만 감독도 그럴 것이다. 젊은 감독들이 멀어진 프로야구 팬들의 발길을 조금이라도 불러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은 올해 9위에 머물렀다. 전력보강도 필요하다. 올해 겨울 FA 시장에는 양의지, 유강남, 박동원, 박세혁, 이재원 등 주전 포수 5명이 나온다. 이승엽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포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장 취약한 포지션을 묻는다면 포수라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선 "당장 내년에 우승하겠다거나 플레이오프에 가겠다는 발언은 섣부르다. 올해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을 하겠다. 계약기간이 3년인데 그 안에 한국시리즈에서 야구를 해보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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