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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부터 신용카드·철강까지 ‘항바이러스 소재’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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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항바이러스 가공제가 도포된 미래엔의 초등학교 교과서. [사진 미래엔]

항바이러스 가공제가 도포된 미래엔의 초등학교 교과서. [사진 미래엔]

전국의 초등학생 267만여 명은 지난달부터 ‘항바이러스 인쇄’ 기술이 적용된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다. 교과서 용지를 인쇄할 때 ‘항바이러스 가공제’를 입혀 바이러스를 사멸시키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기술이다.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으로부터 ‘인플루엔자A(H1N1)’ 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인증을 받았고, ‘휴먼코로나 바이러스 229E’에도 항바이러스 성능이 검증됐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건강·안전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위생 소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항균 및 항바이러스 소재 개발과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포장 소재부터 교과서, 신용카드, 건축자재 등으로 적용 범위도 넓어졌다.

미래엔이 ‘항바이러스 교과서’를 도입한 건 국내 교과서 업계 최초다.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열쇠 역할)이 인체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사람의 몸에 침입한다. 이 회사가 교과서에 적용한 항바이러스 가공제는 1차로 스파이크 단백질을 변형시켜 인체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2차로 가공제에서 발생한 활성산소로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

신광수 미래엔 대표는 “도포되는 가공제는 무기물로 만들어져 인체에 무해하며 효과가 반영구적”이라며 “특히 학부모와 교사의 반응이 좋아 내년 1학기부터는 미래엔이 공급하는 모든 초·중·고 국·검정 교과서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지품 중에 신체 접촉 빈도가 높은 신용카드에도 항바이러스 소재가 등장했다. 롯데케미칼은 유해 미생물 억제 소재인 ‘에버반’을 개발해 NH농협·롯데카드 등에 공급 중이다. 고려대의료원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성능 평가를 거쳤다.

NH농협카드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해 한 달여 만에 3500여 장이 발급됐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신상품 출시와 함께 기존 카드로 라인업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의료장비나 출입문 손잡이, 엘리베이터 필름, 데코시트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철강 제품에도 적용됐다. 동국제강은 2018년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럭스틸의 고급 라인인 ‘럭스틸 바이오’를 선보인 이래 현재는 ‘럭스틸 바이오 3.0’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병원성 대장균인 O-157과 황색포도상구균, 녹동균에 대한 항균성을 인증받았고, 세균·곰팡이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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