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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울 것"…한국 성장률 하향 조정

중앙일보

입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재 2.5%로 잡고 있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추 부총리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 전망치인 2.6%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고 내년은 좋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써는 내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다. 내년 상반기까지가 특히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5%에서 2.2%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6%에서 2.3%로 각각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내년 전망치를 2.0%까지 낮췄다.

추 부총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어떻게 될지, 미국이 고강도 긴축을 언제 멈출지 등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내적으로는 중국 경제가 큰 변수로 본다"고 언급했다.

추 부총리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물가 불안이 수습되지 않아 물가 안정에 '올인'하는 분위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기 침체는 기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처럼 대외무역 의존도가 70% 이상인 나라는 더 큰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폭발적으로 확산하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굉장히 경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1998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추 부총리는 "외화보유액이나 단기 외채 비중 등 여러 지표에 차이가 있고 2008년 당시에는 성장 전망도 -2%였다"며 "현 상황이 외환위기 당시처럼 번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날 설명회에서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한국 경제를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했지만, '세계 경제의 선도자'라는 것이 맞는 말"이라고 밝혔다. 탄광 속 카나리아가 울면 유독가스가 발생했다는 뜻인데, 세계 경제가 침체될 때 가장 빠르게 타격을 받는 한국 경제를 빗대서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는 인내와 끈기, 회복력의 DNA로 가장 빠르고 강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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