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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게 성어기 시작'…NLL 인근에 중국어선 100여척 출몰

중앙일보

입력

해경이 지난 8일 백령도 북서쪽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에게 정선명령을 내리고 있다. 서해5도특별경비단.

해경이 지난 8일 백령도 북서쪽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에게 정선명령을 내리고 있다. 서해5도특별경비단.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출몰하는 중국어선 수가 늘고 있다. 해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고, 가을 꽃게 성어기(9~11월)가 시작되면서 중국어선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8월 46척에서 9·10월 100척 이상…중국어선 급증

중부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서특단)은 지난 9월 말 기준 서해 NLL 인근에 나타난 불법 중국어선은 하루 평균 102척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달 들어서도 평균 107척에 이르는 중국어선이 NLL 인근에서 목격됐다.
지난 8월 하루 평균 중국어선 출몰 건수는 46척. 1개월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9월(하루 평균 51척)과 지난해 같은 기간(하루 평균 68척)과 비교해도 대폭 늘었다.

중국어선은 남북이 서해에서 NLL을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인 특수성을 교묘하게 이용해 조업을 한다. 평상시에는 NLL 선상이나 NLL 북쪽에 대기하다가 밤에 몰래 우리 수역을 침범해 불법 조업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중국어선은 주로 북과 가까운 연평도 인근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수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NLL 인근에 꽃게 등의 어장이 넓게 형성되면서 최근엔 어군에 따라 대청도·백령도 등으로 분산 출현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8일 해경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나포한 중국어선에 실려있는 어획물들. 서해5도특별경비단

지난 8일 해경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나포한 중국어선에 실려있는 어획물들. 서해5도특별경비단

해경은 중국어선들이 늘어난 이유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는 중국 정부가 이동제한 조처를 내리면서 현지 항만이 사실상 기능을 상실해 중국어선의 발이 묶였는데, 최근 확산세가 완화되자 출항하는 중국어선이 늘었다는 것이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중국 현지에서도 선원 등을 채용하기 쉬워졌고, 출항도 예전보다 원활해져 중국어선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경, 중국어선 단속 강화…올해 총 15척 나포

해경도 중국어선 주요 진입로에 단속선을 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단속도 선로를 차단해 진입을 막는 비대면 작전에서 적극적인 나포로 전환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해경이 나포한 중국어선은 총 15대다. 퇴거 조치한 중국어선은 589척이다.

서특단은 지난 8일 오전 10시쯤에도 백령도 북서쪽 14.5㎞ 해상에서 NLL을 6.8㎞가량 침범해 불법 조업하던 70t급 중국어선 2척을 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 혐의로 나포했다. 이들 배엔 각 10명씩 중국 국적 선원 20명이 타고 있었으며 배 안에선 오징어와 잡어 등 불법 어획물이 발견됐다. 해경은 이날 중국어선 6척도 퇴거 조치했다.

지난 8일 해경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나포한 중국어선. 서특단

지난 8일 해경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나포한 중국어선. 서특단

해경 관계자는 “오는 11월까지 중국어선이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특별 단속을 하는 등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며 “해수부·해군 등 유관기관과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중국 정부와도 불법 중국어선 근절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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