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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생산기지서 ‘그린팩토리’ 심장으로 “5년간 5조 투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울산 남구 상개동 SK 울산CLX 전경. 여의도 3배 면적의 이곳은 세계 최대 정유, 석유화학 공장이다. 사진 SK이노베이션

울산 남구 상개동 SK 울산CLX 전경. 여의도 3배 면적의 이곳은 세계 최대 정유, 석유화학 공장이다. 사진 SK이노베이션

지난 6일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있는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공장 울산CLX). 여의도 면적의 세 배에 이르는 830만㎡(약 250만 평) 넓이의 세계 최대 정유·석유화학 공장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SK지오센트릭·SK루브리컨츠의 생산 인프라가 모여 있다.

세계 최대 정유·화학공장 울산 CLX 르포 #SK이노베이션 ‘그린화’ 전초기지로 변신 중 #“축구장 22개 넓이의 공터에 재활용 단지 #인공지능과 로봇개 투입해 안전·환경 투자”

여기에서 2.5㎞쯤 떨어진 ‘울산 리사이클(재생) 클러스터 부지’는 공터로 비어 있었다. 박천석 SK지오센트릭 프로페셔널 리더(PL)는 “부지 면적이 축구장 22개 크기(약 21만5000㎡)로 현재는 땅 고르기 작업 중”이라고 소개했다. 2025년 하반기 리사이클 클러스터가 가동되면 연간 25만t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다.

세계 최초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장 조성 

1962년 10월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이 올해로 창립 60돌을 맞았다. 울산CLX는 SK그룹의 핵심 생산기지에서 ‘탈탄소 전초기지’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친환경 미래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2027년까지 5조원가량을 투입해 넷제로(탄소중립·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에서 2.5km 떨어진 곳에 이 회사 관계사인 SK지오센트릭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공장 부지가 있다. 2025년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25만톤에 달하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CLX에서 2.5km 떨어진 곳에 이 회사 관계사인 SK지오센트릭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공장 부지가 있다. 2025년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25만톤에 달하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SK이노베이션

박천석 PL은 “세계 최초로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 열분해 등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모두 갖춰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에틸렌(PE)과 PP, 페트, 복합소재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순환경제 기지 구축을 위해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해 50% 줄이고, 2050년 제로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생산 공정과 제품의 그린화(Green化)도 추진 중이다. 리사이클 클러스터 설립과 함께 3조원대 자금을 투입해 설비 전환·증설을 병행한다. 기존 설비를 개선해 친환경 제품 생산 체계를 마련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 제품을 재활용한다.

예컨대 지난해까지 석유정제 시설 가동에 필요한 벙커C유 보일러 11기 중 9기를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14만4000t가량의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남은 2기는 내년 교체 예정이다. 하루 5만t의 폐수를 처리하는 종합폐수처리장에는 폐수량을 실시간으로 분석, 예측하는 인공지능 폐수처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향후 5년간 5조 투입해 ‘넷제로’ 달성”

비행기 조종실을 연상시키는 CLX 내 통합조정실에서는 공정 관련 온도·압력·유량 등과 탄소 배출량 등 환경과 안전 관련 현황을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최근에는 사각지대 안전 점검을 위한 로봇 개를 테스트하는 등 꾸준히 설비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SK 울산CLX 내 통합조정실. 이곳에서 공정 온도, 압력, 유량 등 주요 수치뿐 아니라 탄소량 등 환경과 안전 관련 현황도 자동으로 제어한다. 사진 SK이노베이션

SK 울산CLX 내 통합조정실. 이곳에서 공정 온도, 압력, 유량 등 주요 수치뿐 아니라 탄소량 등 환경과 안전 관련 현황도 자동으로 제어한다. 사진 SK이노베이션

이 회사는 장기적으로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휘발유·경유 등 육상 수송용 연료가 감소하고, 항공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 친환경 항공유 생산을 위한 공정 신설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산화탄소를 직접 제거할 수 있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사업도 구체화 중이다. SK에너지는 지난 20년간 울산CLX에서 탄소를 포집해 액체 탄산용 원료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울산CLX를 찾아 “앞으로 에너지가 석유 중심에서 탈탄소, 즉 전기로 바뀔 것”이라며 “울산CLX는 전기·수소·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탈탄소 기반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재영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총괄은 “친환경 중심의 공정 개선과 연료 전환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 감축 관련 신기술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는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소재 및 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SK 울산 콤플렉스(울산CLX)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석유화학 공장으로 하루 84만 배럴(세계 3위)의 원유를 처리한다. 울산 CLX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는 국내 최초의 정유공장으로 1962년 설립됐다. 72년에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 열분해 시설(NCC)을 국내 최초로 가동했으며 80년 SK에 인수되면서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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