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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는 이미 '금단지' 준비했다"…저지의 예고된 돈방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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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최고 거포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 있지만, 미국 언론은 벌써 저지의 계약 규모를 놓고 설왕설래를 시작했다.

11일(한국시간) 디비전시리즈 대비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에런 저지. AP=연합뉴스

11일(한국시간) 디비전시리즈 대비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에런 저지. AP=연합뉴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10일(한국시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금단지(a pot of gold)'가 있다. 금을 얼마나 넣을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금이 들어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며 "그 단지는 아주 크다. 앞으로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지를 붙잡기 위해 거액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한 것이다.

저지는 올 시즌 홈런 62개를 터트리면서 아메리칸리그(AL)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61년 만에 갈아치웠다. 또 타율 0.311, 1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11을 기록하면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저지는 이미 올해 초 양키스 구단이 제시한 7년 2억1350만 달러(약 3048억원)의 계약안을 거절했다. 뉴욕 포스트는 당시 "저지는 계약기간 9~10년에 연 평균 3600만 달러 정도를 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USA 투데이도 "저지가 최소 9년 3억2400만 달러(약 4250억원)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반면 양키스는 저지의 부상 이력 탓에 쉽게 10년 계약 카드를 꺼내들기 어려웠다. 저지는 풀타임 빅리거 첫 해인 2017년 홈런 52개를 때려냈지만, 이후 3년간 잦은 부상으로 예전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2020년엔 28경기에서 홈런 9개를 때려내는 데 그쳤다. 다만 지난해 39홈런으로 부활을 알린 뒤 FA를 앞둔 올해 괴물 같은 시즌을 보내면서 주가가 대폭 상승했다. 양키스의 '선점' 시도를 뿌리친 저지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AL 신기록이 된 시즌 62호 홈런을 때려낸 뒤 활짝 웃고 있는 저지. AP=연합뉴스

AL 신기록이 된 시즌 62호 홈런을 때려낸 뒤 활짝 웃고 있는 저지. AP=연합뉴스

이제 공은 저지에게 넘어갔다. 이 기세라면 저지가 전 양키스 레전드인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연봉 5000만 달러(약 714억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 메츠,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등 빅 마켓 구단들도 이미 저지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은 저지가 결국은 양키스에 잔류하게 될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저지의 팀 내 상징성과 '부자 구단' 양키스의 넉넉한 잔고를 고려해서다. 캐시먼 단장은 "홈런 신기록으로 인해 저지의 가격이 올랐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저지 역시 많은 선택지를 앞에 뒀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여러 차례 얘기했듯, 저지가 팀에 남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저지와 계약하는 날은 우리 팀에 아주 특별한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지는 "평생 양키스 선수로 남고 싶다. 양키스는 나에게 고향이나 마찬가지"라면서도 "월드시리즈가 끝나면 난 30개 구단과 모두 얘기할 수 있다. 양키스도 그 중 한 팀이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양키스는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AL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 1차전을 시작으로 가을야구 여정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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