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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선 무너진 코스피…美 대중 반도체 규제에 삼전·하이닉스 직격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갑자기 추워진 날씨처럼 증시에도 '찬바람'이 불어닥쳤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3% 하락한 2192.0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2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건 지난달 30일(2155.49)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310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070억원, 193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 종가대비 22.8원 내린 달러당 14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15% 하락한 669.50에 마감했다.

미국 견조한 고용 지표에 뉴욕 증시 하락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0.32%)와 S&P 500지수(-0.75%), 나스닥 지수(-1.04%)가 일제히 하락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뉴욕증시는 시장의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고용 지표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여기에 Fed 인사들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짙어졌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다다르기 위해선 제약적인 통화 정책이 요구된다"며 "이는 추세보다 낮은 성장과 노동 시장 유연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중 반도체 규제로 반도체주 급락   

이와 함께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로 엔비디아(-3.36%), 마이크론(-2.89%), 퀄컴(-5.22%) 등 반도체 주가가 급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45% 하락한 점도 반도체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에 영향을 미쳤다. 이 여파로 시가총액 상위인 삼성전자(-1.42%)와 SK하이닉스(-1.1%) 등도 하락 마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면서 자동차 업종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4.27% 하락한 16만8000원에, 기아는 5.07% 떨어진 6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반도체 업황 둔화, 자동차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등으로 인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하락했다"며 "Fed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 지속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이슈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에 불어닥친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13일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의 이벤트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서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에서 돈을 빼 안전한 은행 예금 등으로 자금을 옮기는 '역(逆) 머니무브'가 심화하기 때문에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연저점 테스트를 거칠 것"이라며 "다만 미국의 9월 CPI 결과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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