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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2승’ 김주형…우즈보다 빨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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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김주형이 14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관중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퍼트에서 출전 선수 평균 보다 6.05타를 벌었다. 그린 적중률도 87.5%에 달했다. 김주형은 이를 발판으로 패트릭 캔틀레이와 매슈 네스미스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AFP=연합뉴스]

김주형이 14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관중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퍼트에서 출전 선수 평균 보다 6.05타를 벌었다. 그린 적중률도 87.5%에 달했다. 김주형은 이를 발판으로 패트릭 캔틀레이와 매슈 네스미스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AFP=연합뉴스]

김주형(20)이 10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에서 벌어진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쳤다. 합계 24언더파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매슈 네스미스(미국)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김주형은 지난 8월 2021~2022시즌 정규 투어 최종전인 윈덤 챔피언십에서 특별 임시 회원으로 우승하더니 2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임시 회원도 회원으로 친다면, 김주형은 회원 자격으로 4경기에 출전해 2승을 거뒀다. 비회원 출전까지 포함하면 PGA 투어에 모두 18경기에 나가 2승을 했다. 타이거 우즈는 첫 20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김주형이 우즈보다 2경기 빠르다.

김주형은 또 우즈가 갖고 있던 최연소 2승 달성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즈는 20세 9개월에 2승을 달성했다. 20세 3개월인 김주형이 6개월 빠르다.

캔틀레이·네스미스 3타 차로 제쳐

김주형이 8월 윈덤 챔피언십에 이어 두 달 새, 4경기에서 얻은 두 번째 우승컵을 들고 있다. 김주형은 프레지던츠컵에서도 맹활약, 2022년 하반기 가장 주목받는 스타다. [AFP=연합뉴스]

김주형이 8월 윈덤 챔피언십에 이어 두 달 새, 4경기에서 얻은 두 번째 우승컵을 들고 있다. 김주형은 프레지던츠컵에서도 맹활약, 2022년 하반기 가장 주목받는 스타다. [AFP=연합뉴스]

김주형의 영어 이름은 톰 김이다. TW(타이거 우즈) 신드롬 26년 만에 TK(톰 김)가 뜨고 있다. 지난 8월 첫 우승 후 김주형은 프레지던츠컵에서 맹활약하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미국 골프계에서는 김주형이 세계 랭킹 1위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김주형

출생 2002년 6월 21일

신체 조건 1m80㎝, 몸무게 95㎏

소속 CJ대한통운

주요 경력 2022년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우승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3위

2021년 KPGA 투어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위

2020년 KPGA 군산CC오픈 우승(코리안투어 프로 선수 최연소 우승)

김주형의 두 차례 우승은 모두 드라마틱하다. 첫 우승을 거둔 윈덤 챔피언십에서 김주형은 1라운드 첫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5타 차로 역전 우승했다. 첫 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 우승한 선수는 지난 40년 동안 PGA 투어에 단 한 명도 없었다. 2003년 이후 PGA 투어에서 첫 홀 쿼드러플 보기 후 언더파를 친 선수는 3명뿐이다.

첫 우승도 희귀한 경우지만, 이번 우승도 만만치 않다. 김주형은 4라운드 72홀 내내 한 번도 보기를 하지 않았다.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치면서도 보기를 하지 않는 건 쉽지 않다. 2019년 J.T. 포스턴이 윈덤 챔피언십에서 노보기 우승을 했는데, 이는 45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이전 노보기 우승은 1974년 리 트레비노였다. 100년 동안 세 번 밖에 나오지 않은 PGA 투어 노보기 우승을 김주형이 이뤄냈다.

김주형은 합계 19언더파로 캔틀레이와 공동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했다. 김주형은 전반 2타차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세계 랭킹 4위에 ‘얼음’이라는 별명을 가진 캔틀레이는 만만치 않았다. 이 대회에서 우승 한 번, 준우승 한 번을 했다. 이 코스에서 유달리 강한 선수이기도 하다.

캔틀레이는 12번 홀에서 김주형을 따라잡았다. 김주형이 13, 14번 홀 버디로 도망갔지만 캔틀레이가 15, 16번 홀 버디로 다시 쫓아왔다. 그러나 냉정하게 경기하던 차가운 얼음은 마지막 홀에서 녹아내렸다. 캔틀레이는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깊은 러프 지역으로 보냈다. 캔틀레이는 고민 끝에 사막의 덤불에 들어간 볼을 그냥 쳤지만, 빠져나오지 못했다.

캔틀레이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고 친 볼도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김주형은 안전하게 2온한 뒤 파세이브를 하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김주형은 “대회 직전 감기 기운이 있었지만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마음에 안정감, 자신감, 인내심이 다 있었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또 “몇 달 전만 해도 정식 회원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두 번째 우승했다. 나의 우상인 우즈의 기록과 비교가 되는 나 자신이 믿을 수가 없다. 눈 깜짝할 사이에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난 그저 최선을 다해 경기했을 뿐이다. 이 바쁜 시기를 즐기려고 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러나 가다듬어야 할 것이 많다.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 같은 선수들과 비교하면 난 이제 시작이다. 그들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난 그저 열심히 연습할 뿐이다. 그리고 계속 우승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선수 4명 톱10, PGA 최다 기록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최종순위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최종순위

한국 선수 4명이 톱 10에 들었다. 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최다 톱 10 기록이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은 2019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윈덤 챔피언십에서 나온 3명이 최고였다. 특히 신인 김성현의 선전은 큰 수확이다.

스물네 살 동갑내기 임성재와 김성현은 선두와 3타 차로 같은 조에서 경기했다. 김성현은 1번 홀에서 샷이글을 하는 등 맹추격했지만, 파 5인 16번 홀에서 2온을 시도하다 볼이 물에 빠지면서 타수를 까먹었다. 김성현은 이날 5언더파를 쳐 합계 20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생애 첫 톱 10 입상이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임성재는 퍼트 감각이 좋지 않았다. 합계 19언더파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시우는 18언더파 공동 8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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