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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 치료 기 두통·현기증에 효과|한-일 과학과 건강심포지엄·신경과학회 논문발표 내용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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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자석의 자력을 이용한 각종 생활치료기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효과에 대한 학자·전문가들의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연구의 방향은 자기가 생명체에 어떤 기전을 통해 어떻게 작용하느냐는 본격적 문제와 임상에서의 효과 측정 등 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기가 생체에 끼치는 영향」에 관해 대한 전자공학 회·의용 전자 및 생체공학연구회 주최로 10일 열린「한-일 과학과 건강심포지엄」과 지난달 27일 열린 신경과학회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서울대 이충웅 교수(전자공학과)는 심포지엄에서 「생체와 자기」라는 제목의 논문발표를 통해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생체의 자 계는 생명체의 활동에 따라 생기는 전류에 의한 것과 공기 또는 음식물을 통해 체내에 유입된 자성물질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대별된다』고 밝혔다. 이중 생명체에 본래 존재하는 자 계로는 심자 계·뇌자 계·안자 계·근자 계 등 이 대표적이며 폐자 계·간자계는 외부의 자성물질에 의해 생긴다는 것.
이같은 체내 자계의 존재는 어떤 형태로든 외부의 자기에 의해 영향을 받게 돼 있다. 자석 요·자석 목걸이·자기파스 등의 긍정적 효과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치료의 근거를 여기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자기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자기가『정상적인 생리활동을 흩트려 놓을 수도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예컨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장기간 자기를 쐬었을 경우 쥐가 야위고 평균수명이 짧아졌다는 사실 등이다.
사람에 대한 자기 실험은 아직 본격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강한 자계에 손을 넣었을 경우 손이 시리고 뼈에 통증을 느낀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이와는 달리 경희대 한의대 이철완 교수는『최근 두통·현기증·두중 감등을 호소하는 환자 30여명을 대상으로 자기치료를 실시한 결과 많은 사람들에게서 증세호전을 관찰할 수 있었다』며『이론적 뒷받침은 없지만 적절히 사용할 경우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같은 결과는 자석이 아닌 전류를 통해 발생되는 자기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영남대 의대 박충서 교수(신경과)는 신경과학회에서『두통을 호소하는 1백여 명의 환자에게 전류에 의한 자기발생강치를 이용해 치료를 시도한 결과, 비정상적인 뇌파를 보인 환자중 상당수가 정상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이렇듯 자기의 효과에 대해 엇갈리는 연구결과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떤 메커니즘으로 이들이 생체에 긍정적인 영향 혹은 부작용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이충웅 교수는 최근 유력한 가설로 등장하는 것이『세포막 변화 설』이라며 이는 자기가 세포막의 분자에 영향을 주어 세포의 각종기능을 변화시키는 이론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일본의 오시마 박사(대도·전 동경대 교수)는『자기의 인체 유·무해문제는 그 세기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미약한 자기는 인체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지만 강도가 세 짐에 따라 적당한 자극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일정강도 이상일 땐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시마 박사의 말에 따르면 뼈·근육 혹은 인체의 각 장기별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적절한 자장의 세기를 찾는 것이 연구의 초점이 될 것 같다.
이 교수는『인공적 자계는 인체의 자연적 기능과는 부적합하게 반응한다』는 전제아래 『치료를 목적으로 할 경우, 효과가 인정된 처방에 한해 일정한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의료행위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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