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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놀이터'냐 '소통 강화'냐…이재명 1호지시 '당원존' 열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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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호 지시 사항인 당원존 개관식이 5일 열렸다. 지난 8월 개딸(개혁의 딸) 등 이 대표 지지층이 온라인 당원 청원 시스템에 “현재 민주당사는 당직자만을 위한 요새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당사 개방을 요구하자, 이 대표가 수용해 추진됐다. 이 대표는 “당원과 함께하는 민주당이 되기 위한 것”이란 의미를 담았지만, 일각에선 “강성 당원들의 팬덤 요새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았던 곳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 겸 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 겸 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李 “진정한 의미의 민주당 첫날”…당원 “첫차 타고 왔어요” 북적

당사 2층에 마련된 당원존에서 개관식을 연 이 대표는 이날 “진정한 의미의 민주당으로, 당원의 당으로 자리 잡아가는 첫날이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당원들께서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토론하는 좋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도 “정당 사상 처음으로 당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당원존”이란 의미를 부여한 뒤 “저도 자주 오겠다.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당원존 내부엔 커다란 쇼파 2개와 작은 쇼파들이 놓인 휴식 공간과 함께 포토존ㆍ굿즈존ㆍ음료존이 마련돼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에 5일 올라온 게시글. 사진 재명이네마을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에 5일 올라온 게시글. 사진 재명이네마을 캡처

이날 개관식을 앞두고선 일찍부터 ‘재명이네 마을’ 등 이 대표 지지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이전까지 당직자와 출입 기자 등 일부만 출입이 가능하던 당사에, 이날부턴 전자 당원증을 소지한 권리당원들이 누구나 출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선 “출입하려고 전자 당원증을 발급받았다”, “(오전) 6시 첫차 타고 올라왔어요” 같은 인증 글이 올라오는 등 환영 일색이었다.

실제 개관식엔 당원 수십명이 이른 새벽부터 도착해 이 대표를 기다렸다. 일부 당원은 개관식 단상에 직접 올라 “당원존에 둘러앉아 더 나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환영사를 하기도 했다.

李, 당원 향해 “실천” 주문…“‘문자 폭탄’ 개딸, 여의도에 자리 잡나”

당원존은 직접 민주주의 강화로 당을 이끌겠다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이 대표는 개관식 후에도 국회가 아닌 당원이 있는 당원존에서 바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당원을 향해 “당원도 내가 민주당의 주인이고 대한민국의 주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이 나라가 진정한 민주국가가 될 수 있도록 실천을 통해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 겸 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당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원존' 개관식 겸 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당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다만 이 대표의 직접 민주주의와 열성 팬덤의 결합을 위험하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 서울 재선 의원은 “개딸들은 지금도 이 대표와 생각이 다른 민주당 의원에게 ‘수박’이라며 문자 폭탄을 보내는데, 아예 여의도에 자리 잡게 되면 국회 의원회관에도 언제든 찾아올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당원존이 설치된 공간과 정식 명칭을 두고 일각에선 “당원존을 당과 당원의 소통공간이 아니라, 이 대표의 대국민 언론 창구로 만들려는 것 아니냐”(친문계 의원실 보좌진)는 의심도 나온다. 당원존이 설치된 당사 2층은 지난 대선 당시 기자실로 사용됐던 곳이고, 당원존의 공식 명칭으로 명명된 ‘소통관’ 역시 국회 기자실의 이름과 같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간 지지층을 향해 “여러분이 언론이 돼달라”고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며 자발적인 실천을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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