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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음악·퍼레이드…K컬처 매력에 스며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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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달 30일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2022 한국문화축제’ 전야제. ‘한국문화, 궁에서 미래를 꽃피우다’를 주제로 한국식 칸타타 ‘훈민정음’ 등 여러 공연이 펼쳐졌다.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가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2022 한국문화축제’ 전야제. ‘한국문화, 궁에서 미래를 꽃피우다’를 주제로 한국식 칸타타 ‘훈민정음’ 등 여러 공연이 펼쳐졌다.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가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 ‘단밤 포차’가 등장했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 속 포차처럼 꾸며진 팝업스토어는 캘리그래피, 핼러윈 분장, 그래피티 아트 등 다양한 체험을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지난달 30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2022 한국문화축제’에서 전 세계 팬들이 다양한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로 3회를 맞은 한국문화축제는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비대면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본격적인 대면 행사로 시민들과 만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관 행사다.

‘인투 더케이(INTO THE-K)’라는 표어 아래 한국문화의 매력을 담은 행성 ‘더케이’를 탐험한다는 콘셉트처럼 K드라마와 K팝을 중심으로 한국문화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자리로 꾸몄다. ‘더케이 팬페어’ 일환으로 마련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2021~2022) 팝업스토어에서는 한복 대여와 어좌 사진 촬영은 물론 서예와 연 만들기 체험까지 가능하다. 부산에서 온 초등학생 김건우(12)군은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 관련 콘텐트를 즐겨보는 편인데 한복을 입고 가족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다”며 “연휴를 맞아 경복궁·청와대 등 역사 테마 여행 중”이라고 말했다.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국궁, 그래피티(아래 사진) 등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국궁, 그래피티(아래 사진) 등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족두리 만들기, 궁중 투호, 국궁 체험 등 전통문화 체험 코너도 인기를 끌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티파니(38)는 “한국에 온지 1년 정도 됐는데 코로나19로 한국 문화를 제대로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복을 입고 축제를 찾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일하는 김미현(42)씨는 “고궁 야간 행사에 가기 위해 한복을 입고 나왔는데 한식진흥원 부스에서 전통 다식도 만들고 흔치 않은 체험을 했다”며 “중국이 한복도 자기네 것이라고 하는 등 문화 공정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렇게 전통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국궁(위 사진), 그래피티 등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문화축제]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국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국궁(위 사진), 그래피티 등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문화축제]

앞서 열린 전야제와 개막제에서도 다양한 한국 문화콘텐트가 한데 아우러졌다. 30일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린 전야제에서는 ‘한국문화, 궁에서 미래를 꽃 피우다’는 주제로 석창우 화백의 수묵 크로키 퍼포먼스부터 한국식 칸타타 ‘훈민정음’ 공연을 선보였다. 1일 광화문 광장에서는 MBC ‘대장금’(2003~2004) 등 드라마 5편의 명장면을 엮은 뮤지컬 갈라쇼가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24인조 더피트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펼쳐졌다. 폴킴·김나영·규현 등 OST 강자들의 콘서트도 이어졌다. 일본인 후지타 토오루(52)는 “갈라쇼에서 본 ‘이태원 클라쓰’ 수록곡 ‘시작’ ‘돌덩이’ 무대가 인상 깊어서 이틀 연속 축제를 찾았다”며 “드라마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이 K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면, ‘K팝의 성지’인 잠실에서는 음악 축제가 계속된다. 7일 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더케이 콘서트’에는 NCT 드림·아이브·몬스타엑스·우주소녀·지코·위너 등 K팝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맥스도 함께 무대에 선다. 보조경기장에서는 3~8일 인디·힙합·DJ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진행된다. K뷰티·K패션·K팬아트 공모전 수상작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축제의 대미는 8일 종로 5가에서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더케이 퍼레이드’가 장식할 예정이다. 사물놀이부터 스트릿 댄스에 이르기까지 일반 시민 및 지역 예술단체 2000여 명이 참여해 K컬처 전체를 즐길 수 있는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문체부 김재현 콘텐츠정책국장은 “전 세계 한류 팬들에게 매년 이 시기에 한국에 가면 한류와 관련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축제가 있다는 인식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며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나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같은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박종섭 교류사업부장은 “리우 카니발에 참여하기 위해 삼바 학교를 수료하고 일찍부터 준비하는 것처럼 전 세계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문화를 마음껏 뽐낼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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