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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시장 ‘패닉’…정부·한은 5조원 채권시장에 긴급 수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패닉’ 상태에 빠진 국채시장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5조원을 긴급 수혈한다.

28일 오후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시장 안정 조치가 발표됐다. 정부는 국채시장 안정 차원에서 오는 30일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Buy-back)을 실시한다. 바이백은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다시 거둬들이는(조기 상환) 걸 뜻한다. 주식시장으로 치면 자사주 매입과 비슷한데 떨어진 국채 가격을 끌어올리는(국채 금리는 하락) 효과를 낸다.

한은도 보조를 맞췄다. 30일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한은이 직접 국채를 사들인다는 건데 바이백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가속도가 붙은 미국 금리 인상과 강달러에 국채시장은 혼란 그 자체다. ‘팔자’ 일변도에 국채 가치는 속절없이 떨어지는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414%로 전일 대비 0.206%포인트 단숨에 튀어 올랐다(국채 가격은 하락).

정부와 한은 합동으로 5조원을 투입해 국채를 사들이는 긴급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방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 대응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주식ㆍ회사채 시장 불안 심리 완화를 위한 시장 변동 완화 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혼란은 ‘이제 시작’이란 공포가 시장에 팽배하다. 전문가 평가도 마찬가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달러당 원화가치가 1400원에 진입한 것을 기점으로 이미 시장은 패닉 상태에 접어들었다”며 “각종 원화 자산의 평가 절하가 가속화되는 ‘자기 실현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위기로 가지 않으려면 원화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제한할 만한 전방위적 정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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