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모 쓴 전주환, 9분뒤 끌려나갔다…CCTV 찍힌 신당역 그날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이 지난 14일 범행 당일 여자화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YTN 캡처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의 범행 당일 모습이 담긴 역사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22일 YTN과 채널A 등은 사건 당일인 지난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 입구가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전씨는 오후 8시57분쯤 노란색 점퍼를 입고 흰색 가방을 메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머리에 일회용 위생모를 쓰고 손에는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전씨는 여자 화장실 입구를 응시한 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후 전씨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 지 9분 뒤인 오후 9시6분쯤 경찰에 양팔을 붙들린 채 화장실 밖으로 끌려 나왔다. 시민들은 화장실 앞에 모여 전씨가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지난 14일 여자 화장실 안으로 들어 간지 9분 뒤인 오후 9시6분쯤 경찰에 양팔을 붙들린 채 화장실 밖으로 끌려나오고 있다. 사진 YTN 캡처

전씨가 당시 입은 점퍼는 겉감은 노란색, 안감은 진회색으로 된 ‘양면 점퍼’로, 범행 후 이를 뒤집어 입고 경찰 추적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시 착용한 장갑에 대해서는 경찰에 ‘흉기를 잘 잡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 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 A(28)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전씨는 불법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9년형을 구형받고 선고를 앞둔 당일 범행을 저질렀다.

전씨와 A씨는 2018년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로, A씨는 약 2년간 전씨에게 스토킹을 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씨는 지난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살인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그는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면서 ‘피해자를 불법촬영하고 스토킹한 것을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죄송하다.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답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