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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세계 백만장자 520만명 증가…한국, 12만명 늘며 129만명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 백만장자가 6248만3000명으로 1년 사이 520명 가량 증가했다. 한국은 129만명의 백만장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셔터스톡.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 백만장자가 6248만3000명으로 1년 사이 520명 가량 증가했다. 한국은 129만명의 백만장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셔터스톡.

지난해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순 자산 100만 달러(약 14억원) 이상을 보유한 백만장자가 52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5년 후엔 인도·아프리카 등 신흥국 중심으로 고액 자산가가 늘면서 백만장자가 40%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자산 규모 상위 1%가 전 세계 자산의 절반가량을 소유하는 등 부의 불균형도 심화했다.

20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세계 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부채를 뺀 개인 순 자산이 100만 달러 이상인 백만장자 수는 624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5731만6000명)보다 516만8000명(약 9%) 증가했다. 순 자산은 개인이 보유한 금융·부동산 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백만장자 10명 중 4명가량은 미국에 살고 있었다. 전체의 39%인 2448만명이다. 이어 중국(9.9%)과 일본(5.4%), 영국(4.6%), 프랑스(4.5%), 독일(4.3%), 캐나다(3.7%), 호주(3.5%) 순으로 백만장자가 많았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백만장자는 129만명으로 추산된다. 1년 전(117만4000명)보다 11만6000명 늘었다. 전 세계 백만장자의 2% 수준이다. 이탈리아·네덜란드·스위스·스페인 등과 비슷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한국 성인 한명당 평균 자산은 23만7644달러(약 3억3163만원)이다. 보유 자산 순으로 줄을 세울 경우 중간값은 9만3141달러(약 1억2999만원)로 추산했다.

개인 순자산이 5000만 달러(약 698억원) 넘는 초고액자산가(수퍼리치)도 지난해 급증했다. 지난해 전 세계 수퍼리치는 21만8200명으로 역대 최대다. 1년 사이 4만6000명 늘었다. 수퍼리치 1위 보유국은 미국이다. 14만1140명이 있다. 중국(3만2710명)과 독일(9720명)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4~10위에는 캐나다(5510명), 인도(4980명), 일본(4870명), 프랑스(4640명), 호주(4630명), 영국(4180명), 이탈리아(3930명)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3886명)은 11위에 자리했다.

경제학자이자 크레디트스위스의 컨설턴트인 앤서니 쇼룩스는 “코로나19 사태 속 (각국이 푼 대규모 유동성으로) 지난해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수퍼리치가 많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크레디스위스는 세계 백만장자 수가 오는 2026년까지 8756만2000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6248만3000명)와 비교하면 5년 만에 40%(2507만9000명) 늘어난다는 얘기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풀었던 돈줄을 죄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했지만, 인도·아시아 등 신흥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때문이다.

국가별로 미국의 경우 5년 뒤 백만장자가 2766만4000명으로 13%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증가율로는 중국이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백만장자는 지난해 619만명에서 2026년 1219만7000명으로 97%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백만장자는 2026년 205만9000명으로 늘며, 지난해보다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6년까지 5년간 아프리카(173%)와 브라질(115%), 인도(105%) 등 신흥국의 백만장자는 2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크레디스위스는 보고서를 통해 “높은 물가와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전 세계의 총자산은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500명은 1조 달러 이상의 재산을 잃었지만, 개발도상국 등에서 빠른 회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백만장자가 늘수록 부(富)의 불균형은 심해지고 있다. 자산 규모 상위 1%가 전 세계 자산의 46%를 소유하고 있다. 1년 전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상위 10%로 그 범위를 넓히면 이들이 보유한 부는 전체 자산의 82%를 차지한다. 지난해 전 세계 총자산 규모는 1년 전보다 9.8%포인트 증가한 463조6000억 달러다.

다만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의 부의 불평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이는 좀 더 평등한 소득 분배를 반영하고, 상대적으로 무거운 상속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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