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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61표 원내대표 당선…이용호 42표 예상 밖 선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국민의힘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투표 참여 의원 106명 중 61명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왼쪽부터 권성동 전 원내대표, 주 신임 원내대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이용호 의원.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투표 참여 의원 106명 중 61명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왼쪽부터 권성동 전 원내대표, 주 신임 원내대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이용호 의원.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이 19일 5선의 주호영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전직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론까지 나왔던 주 의원의 예정된 승리보다 더 주목을 받은 건 상대 후보의 선전이었다. ‘주호영 추대론’에 반기를 들고 출마한 재선의 이용호 의원은 예상을 뒤엎고 총 106표 가운데 42표나 득표했다.

지난 4월 선출된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5개월여 만에 사퇴하면서 열린 이날 선거에는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 출마했다. 투표결과 총 106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주 의원이 과반인 61표를 얻어 원내대표로 뽑혔다. “당의 안정화와 외연 확장”을 내세운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인사에서 “일본 속담에 세 사람만 모여도 문수(불교에서 많은 지혜를 가진 보살)의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며 “언제든지 원내대표실을 찾아주시고 의견을 내달라”고 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2020년 5월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력이 있다. 앞서 탄핵 정국 당시 몸담았던 바른정당에서도 원내대표를 역임한 걸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 원내대표직 수행이다.

선거 전 당내에서는 “연륜이나 당내 위상 등으로 볼 때 주 의원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어대영’(어차피 원내대표는 주호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막바지에 권 전 원내대표 등은 ‘주호영 추대론’을 강하게 밀면서 ‘윤심도 주호영’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고, 이에 대다수 후보가 출마 의사를 접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결과는 입당한 지 채 1년이 안 된 호남 출신 이용호 의원의 약진이었다. 이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에서 권 전 원내대표가 주호영 추대론을 제기한 데 대해 “‘윤심(尹心)’ 때문에 상당히 헷갈리셨을 듯한데, 저는 윤심인지 ‘권심’인지 잘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이어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선생님 의중 따라서 가지 않는다. 더구나 집권여당이 대통령실만 보고 간다고 하면 뭐가 되겠느냐”며 “너무 가까운 대통령실과 여당 관계는 자칫 실수로 이어진다. 양심의 소리에 따라서 소신껏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당내에선 “‘친윤’ 혹은 ‘윤핵관’에 대한 거부감이 이 의원 선전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선 의원은 “우리 당이 용산의 ‘오더’에 따라 획일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한 의원의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다른 의원도 “다양성이 존재해야 하는 게 정당인데, 용산 뜻에 따라 박수로 대표를 추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영남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지난번 원내대표 임기 당시 국회 상임위원장을 다 내주는 등 협상 능력에 대한 불만도 있었는데, 두 번째로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데 대한 반대 여론도 이 의원 득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선출 직후 이 의원의 선전에 대해 “당이 건강하게 당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달라는 뜻도 반영된 결과”라며 “당의 역동성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견발표에서 “권 전 원내대표의 잔여임기 범위 안에서만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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