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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 "오겜 시즌2로 에미상 작품상 꼭 받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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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의 주역들이 시상식이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해수 배우, 오영수 배우, 황동혁 감독, 이정재 배우,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정호연 배우.  홍희정 JTBC L.A. 특파원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오징어 게임'의 주역들이 시상식이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해수 배우, 오영수 배우, 황동혁 감독, 이정재 배우,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정호연 배우. 홍희정 JTBC L.A. 특파원

에미상 수상으로 K콘텐트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한 '오징어 게임' 주역들이 12일(현지시간) 시상식이 끝난 뒤, 한국 언론과 따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감독상), 이정재(남우주연상), 제작자 김지연 대표(싸이런픽쳐스) 뿐 아니라,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오영수·박해수·정호연 배우도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1년 간의 여정을 화려한 결실로 마무리 짓게 된 소회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간담회 주요내용을 정리했다.

배우로서 에미상이란 큰 상을 수상한 소감은.
“비영어권 콘텐트로 어떻게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특히 어워즈 기간 때는 비영어권 연기로 주연상을 받을 수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오늘 이 상을 받고 또 그 질문을 받았다.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게 아니라 여러 방법으로 표현하는데, 이번 수상으로 그게 증명됐다고 답했다. 메시지가 훨씬 중요한데, 그걸 잘 전달하는 방법은 연출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많다. 메시지와 주제가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오징어 게임'이 많은 부분에서 그걸 이뤄낸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이정재) 
'시즌2'로 에미상에 돌아오겠다고 말했는데.
"시즌2를 준비하고 있으니 잘 됐으면 좋겠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황동혁)
(영화 내용처럼) 가계부채가 엄청나고, 20대가 코인이나 주식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보고 있는 현실이다. 
"정의로운 사회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할 만한 지적 능력이나 경험을 갖고 있진 않다. 하지만 정의롭지 않은 사회가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 정치든 경제든 잘못돼 간다면, 평범한 서민들도 느끼지 않나.무엇이 정의로운 사회인가를 고민하는 분들도 있어야겠지만 무엇이 정의롭지 않은 것인지 알고 그걸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런 걸로 콘텐트 만들어야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 정도라고 말씀드리고 싶다."(황동혁)
'오징어 게임'이 다른 외국 드라마를 제치고 수상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작품을 쓰고 기획할 때부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유니버설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마스크에 동그라미·세모·네모를 넣었고, 구슬치기나 홀짝처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넘어설 수 있는 게임을 배치했다. 그리고 커져 가고 있는 빈부 격차나 자본주의·능력주의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 제기를 했고, 이는 팬데믹 겪으면서 모든 나라 사람들이 공감하기 쉬운 문제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감정 이입해주신 것 같다."(황동혁)
"10년 전에는 비현실적이다, 터무니없다는 이유로 제작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사람들에게 와닿는 이야기로 읽혀진다는 걸 볼 때, 이 세상이 더 좋게 변한 건 아니지 않나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걸 인정한다 해도 '인간성이라는 걸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김지연 대표)
한국 콘텐트가 이렇게 화려하게 세계에서 각광 받는 건 유례가 없었다.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올림픽도 아닌데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부담감도 있다. 저희들의 1년 여행이 잘 마무리가 돼서, 성원해 주신 국민들과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기쁨 드릴 수 있게 된 걸 다행이라 생각한다. 한국 관객과 시청자가 취향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런 곳에서 영화 만들어온 세월이 조금씩 나은 작품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을 만족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황동혁)
시즌 2로 꼭 받고 싶은 에미상이 있다면.
"가장 받고 싶은 건 작품상이다. 이번에 '석세션'에게 계속 밀렸는데, 시즌2로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베스트 드라마시리즈 상을 받고 싶고, 다 같이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갖고 싶다. 상이란 게 욕심 낸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만, 좋은 작품으로 돌아와서 이것이 마지막 에미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황동혁)
시즌2는 어느 정도까지 진척됐는지 궁금하다.
"많은 걸 말씀드리긴 어렵고, 지금 쓰고 있는 중이다. 큰 차이점이라면, 성기훈이 시즌1에서는 실수도 많이 하고 순진한 아이같은 면이 많았는데, 시즌2에서는 좀 더 진중하고 심각하고 뭔가 일을 벌일 것 같은 무거운 인물이 된다. 그리고 다른 게임들이 많이 등장할 것 같다. 큰 기대를 갖고 기다려주시면 좋겠다. 좋아하는 걸 만들고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해주길 바라자, 이게 제 신조다. 많이 응원해달라." (황동혁)
이정재 배우가 '스타워즈' 주연으로 캐스팅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스타워즈'는 극비여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기내에서 휴대전화 꺼져 있는 시간에 L.A.에서 기사가 먼저 나와서 저도 많이 놀랐다. 아직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고, 좀 더 기다려주시면 좋은 뉴스가 있을 것 같다."(이정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홍희정 JTBC 특파원 hong.heej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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