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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우려에도 0.5초만에 완판…유통·광고업계 NFT 뜨겁다

중앙일보

입력

NFT 이미지. 셔터스톡

NFT 이미지. 셔터스톡

유통·광고 업계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Non-Fungible Token)이 뜨거운 마케팅 화두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 자산인 NFT는 올 들어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량이 줄어들며 일각에선 거품론이 제기됐으나, 국내 유통·광고 기업은 멤버십 연계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며 주목받고 있다.

유통기업 캐릭터 NFT 완판 행진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기업들이 내놓는 NFT가 완판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캐릭터 ‘벨리곰’ 지적재산권(IP)에 멤버십 혜택을 연계한 NFT를 지난달 17~18일 판매해 9500개 전량이 모두 팔렸다. 특히 지난달 18일엔 오픈과 동시에 0.5초 만에 완판됐다. 당일 NFT 거래소 ‘오픈씨’에서 암호화폐 ‘클레이튼’ 계열 중 거래 금액 국내 1위, 글로벌 16위를 차지했다.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 IP에 멤버십 혜택을 연계한 NFT가 지난달 오픈 즉시 완판을 기록했다. 사진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 IP에 멤버십 혜택을 연계한 NFT가 지난달 오픈 즉시 완판을 기록했다. 사진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측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이 NFT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벨리곰 팬덤은 120만 명의 소셜미디어(SNS) 구독자를 보유한 데다 그룹 계열사의 실용적인 혜택도 있어 호응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NFT 등급은 6단계로 나눴다. 최상위 등급인 ‘벨리’ 홀더에게는 롯데 시그니엘 숙박권 등이 제공된다.

NFT 커뮤니티 채널에도 9만명 모여 

신세계도 지난 6월 신세계백화점 자체 캐릭터인 ‘푸빌라’를 NFT로 제작해 1초 만에 1만 개 완판 기록을 세웠다. 이 NFT도 6가지 등급에 따라 신세계백화점 라운지 입장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NFT 커뮤니티 ‘디스코드’  푸빌라 채널에는 9만 명이 모였다.

푸빌라 NFT. 사진 신세계백화점

푸빌라 NFT. 사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는 지난 7월엔 부산 센텀시티점에서 업계 최초로 NFT 페스티벌을 선보였다. 앞서 한글과컴퓨터와 오프라인 연계 NFT 상품 등을 개발하겠다는 협약도 맺었다. 신세계 측은 “온·오프라인 통합 백화점으로 ‘디지털 신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도 NFT 플랫폼 사업 구축을 준비 중인 ‘라인 넥스트’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마트뿐 아니라 CJ ENM 등 10개사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NFT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파트너사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지난 2일 발행한 NFT 150개도 1분 만에 완판됐다. 생명 존중 캠페인 ‘라잇! 라이프(Right! LIF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익금 전액은 동물 복지 기부금으로 쓰인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라고 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생명존중 캠페인 ‘라잇! 라이프(Right! LIF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일 발행한 NFT 작품. 사진 갤러리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이 생명존중 캠페인 ‘라잇! 라이프(Right! LIF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일 발행한 NFT 작품. 사진 갤러리아백화점

광고 회사가 NFT 모바일 상품권 출시

광고 회사들도 NFT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삼성그룹 광고 계열사 제일기획은 두나무 자회사의 해외 NFT 거래소 ‘사이펄리’와 브랜드 NFT 사업 업무협약을 지난달 맺었다. 제일기획은 광고주 브랜드의 NFT를 기획·제작하고, 사이펄리는 해당 NFT를 자체 플랫폼에 맞춰 개발·운영한다.

제일기획, 사이펄리 로고(왼쪽)와 사이펄리에서 제공하는 NFT 패키징 이미지. 사진 제일기획

제일기획, 사이펄리 로고(왼쪽)와 사이펄리에서 제공하는 NFT 패키징 이미지. 사진 제일기획

롯데그룹 계열 대홍기획은 NFT에 기반한 모바일 상품권을 지난달 출시했다. 소유자만이 모바일 상품권 바코드를 확인할 수 있고, 사용 시 자동으로 바코드가 가려져 상품권 사용 여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대홍기획은 티켓과 멤버십, 구독권, 명품 인증 분야에서도 NFT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홍기획 NFT 모바일 상품권(사용 전후). 사진 대홍기획

대홍기획 NFT 모바일 상품권(사용 전후). 사진 대홍기획

“추종하는 커뮤니티가 중요”

특히 대홍기획은 지난 5일 발간한 리포트 ‘커뮤니티 기반 비즈니스의 태동’에서 “2022년 마케팅 씬의 화두는 단연 NFT”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2006년 잭 도시가 트위터 오픈 후 올렸던 최초의 트윗 NFT와,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가 NFT 프로젝트 업체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Bored Ape Yacht Club)’의 원숭이 캐릭터에 아디다스 트레이닝 복을 입힌 NFT도 비교했다.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가 처음으로 올린 트윗. 이미지 출처: 트위터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가 처음으로 올린 트윗. 이미지 출처: 트위터

아디다스가 BAYC와 협업해 발매한 NFT. 사진 오픈시

아디다스가 BAYC와 협업해 발매한 NFT. 사진 오픈시

그러면서 최초의 트윗 NFT 가치가 35억원이었다가 1000만원 이하로 추락한 반면 아디다스 원숭이 NFT는 300억원 매출을 올린 차이에 대해 “추종하는 커뮤니티의 유무”라고 꼬집었다. “NFT 가치 형성의 핵심은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의 무리인 커뮤니티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하게 만드는 이유인 서사의 매력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마케팅은 결국 브랜드를 선택하게 만들기 위한 일인데, 브랜드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과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야 하기에 브랜드 커뮤니티와 팬덤 구축에 도움이 되는 NFT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세계 NFT 시장 성장세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스카이퀘스트]

전세계 NFT 시장 성장세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스카이퀘스트]

광고 업계가 NFT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실질적인 이유도 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NFT, 메타버스 등으로 소비자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클라이언트(광고주)들이 관심을 보이고 마케팅 니즈가 높아져 광고회사들도 이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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