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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서울'이 준 충격과 설렘···"서울,이젠 국제 아트도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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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프리즈 서울에 참여한 애쿼벨라 갤러리가 선보인 600억원 대의 피카소 작품. 이 그림 한 점 가격이 지난해 키아프 매출총액과 맞먹는다. [뉴시스]

프리즈 서울에 참여한 애쿼벨라 갤러리가 선보인 600억원 대의 피카소 작품. 이 그림 한 점 가격이 지난해 키아프 매출총액과 맞먹는다. [뉴시스]

에곤 실레 작품을 보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관람객들. [연합뉴스]

에곤 실레 작품을 보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관람객들. [연합뉴스]

피카소의 드로잉과 회화를 나란히 선보인 로비렌트 보에나 갤러리. [연합뉴스]

피카소의 드로잉과 회화를 나란히 선보인 로비렌트 보에나 갤러리. [연합뉴스]

"관람객이 너무 많아 놀랐고, 여기저기서 비싼 작품이 척척 팔려나가 놀랐다. '서울이 좋다며 앞으로 해외 갤러리가 더 들어오면 어쩌나?' 걱정도 됐지만, 이번에 우리 작가들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다. 게임은 지금부터다." 지난 2~5일 프리즈 서울에 참여한 한 국내 화랑 대표의 말이 지금 한국 화랑계가 마주한 현실을 말해준다.

프리즈, 키아프 서울 결산 #해외 방문객 8000명 추산 #"서울 주목받는 기회 됐다" #"한국미술 업그레이 계기로"

2일 서울 코엑스 1, 3층에서 개막한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각각 일정을 마치고 막내렸다. 프리즈는 5일, 키아프는 6일 폐막했다. 두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약 7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작품을 사러 온 사람, 구경하러 온 사람 등 목적은 달랐지만, 페어에 쏟아진 관심과 열기에 국내외 갤러리 관계자들은 함께 놀랐다.

프리즈는 서울에서 처음 열린 만큼 열기가 남달랐다. 전 세계 110개 갤러리의 판매 성과도 높았다. 키와프와의 간극은 더욱 두드러졌다. 키아프 지난해 매출 총액이 약 650억원이었는데, 이번에 프리즈에 참여한 뉴욕의 애쿼벨라 갤러리가 갖고 온 피카소의 그림 한 점이 600억원 대였다. 이 한 점만 판매되고 국내 아트페어의 역대 최고 매출 기록에 맞먹는 것이다.

프리즈에 스털링 루비(50) 작가의 대형 회화 4점만 눈에 띄게 걸었던 자비에르 위프켄스 갤러리는 출품작 4점을 모두 판매했다. 작품 한 점당 가격은 5억~6억5000만 원(37만 5000달러~47만 5000달러)이었다.

페이스 갤러리에선 8피트(2m43cm) 높이의 아담 팬들턴의 그림이 65억3000만원(47만5000달러)에 판매됐다. 슈프리트 마거스 갤러리는 조지 콘도의 회화 'Smiling Profile'을 21억원(155만5000달러), 스털링 루비 작품을 2억5000만원(18만5000달러)에 판매했다. 앞서 조지 콘도의 또 다른 대형 작품은 개막 첫 날 하우저앤워스 갤러리에서 38억원에 팔린 바 있다.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로버트 라우센버그 작품 (34억6000만원)을 비롯해 11억8000만 원(85만 달러)짜리 '코카 콜라 걸 7'등 알렉스 카츠 회화 4점 등을 모두 판매했다.

국내 제이슨 함 갤러리는 서울의 개인 컬렉터에게 우르스 피셔의 작품 ‘Problem Painting’을 16억 5000만원(120만 달러)에 판매했다.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 참가한 국내 학고재 갤러리는 이봉상의 작품 ‘하늘, 산, 숲 (1963)’을 서울의 한 기관에 판매했고 동시에 작고한 화가 하인두의 두 작품을  서울의 한 컬렉터에게 판매했다.

일부 갤러리는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여러 고가 작품이 여전히 판매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콰벨라 갤러리가 선보인 바스키아의 '오리'(135억원), 로빌렌트 보에나가 선보인 데미안 허스트의 대형 작품(38억원) 등도 판매가 거의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 수용, 재정비가 관건"  

키아프 마지막날 갤러리 관계자들이 퍈매된 작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키아프 마지막날 갤러리 관계자들이 퍈매된 작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에서는 이번 프리즈·키아프 공동 주최에 대해 "실속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미술계엔 올해를 계기로 "시장 자체가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욱 크다. 키아프에만 참여한 한 갤러리 대표는 "화랑협회가 주관하는 키아프는 아무래도 많은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프리즈 등으로 시장이 열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며 "지금 빨리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화랑 관계자는 "이번에 작품을 구매한 컬렉터들이 국내 컬렉터라고 생각하는 것도 시장을 모르는 소리"라며 "해외 갤러리가 세계 미술 주요 인사, 컬렉터들을 끌고 한국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안갤러리 안혜령 대표는 "홍콩, LA에서 찾아온 컬렉터에게 우리 작가 작품을 판매했다"고 말했다.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 나온 휘슬 갤러리도 배헤윰 작가의 신작 15점을 국내외 컬렉터에게 모두 판매했다.

이번에 프리즈 서울을 계기로 방한한 해외 관계자는 약 8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코엑스 전시장뿐만 아니라 미술관과 갤러리를 찾았고, 사찰과 고궁도 방문했다. 베이징과 런던에 기반을 둔 타뷸라 라사 갤러리 삼미 리우 대표는 "이번에 프리즈를 통해 소속 작가를 알리기 위해 서울을 처음으로 찾았다"며 "1층에서 열린 키아프도 흥미롭게 봤다.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도 있었다. 바로 '네트워킹'이다. 프리즈 기간 서울 곳곳에선 다양한 프라이빗 파티가 열렸다. 리움미술관에서 CJ가 파티를 열었고, 삼청동과 한남동에서도 작은 행사가 이어졌다. 슈퍼 콜렉터, 큐레이터, 미술관 관장, 갤러리스트 등이 만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다. 프라이빗 파티를 주최한 한 갤러리 대표는 "100명 정도 올 것을 예상했는데 600명 넘게 왔다. 이제 서울이 국제 아트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번 프리즈와 키아프의 공공개최가 한국미술뿐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가 세계에서 주목받는 계기를 만드는 데 큰 몫 했다는 얘기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이번 프리즈를 보고 앞으로 우리 화랑계가 배우고 보완해야 할 것들을 체크하고 있다"며 "페어 참여 화랑의 콘텐트 관리부터 대기업과의 협업 등 국제적인 마케팅, 전시 부스의 기획과 연출력 등이 앞으로 크게 달라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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