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에 檢불출석 권유·요청, '김건희 특검법' 추진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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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5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당 대표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에 불출석할 것을 적극 권유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직접 출석해서 조사에 응하는 건 맞지 않고 서면조사로 대체하는 게 바람직하겠다는 뜻을 당 대표께 적극 권유ㆍ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표가 최종 결정할 일이지만 당 최고위원ㆍ4선 이상 중진 의원과 의원총회 참석 의원들의 뜻이 일치했기 때문에 대표가 이런 당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수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허위경력 문제 등에 대한 특검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의 주가조각과 관련한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고 국민의 의혹은 커지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봐주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김건희 관련 주가조작과 허위경력 문제 등에 대한 특검법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같은 방침 아래 개별 특검이냐 상설 특검이냐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짜나간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선수’로 가담한 증권사 직원 출신 이모씨에게 2010년 2~5월경 자신이 보유한 주식과 10억원이 든 계좌를 넘겼고 주가조작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재판에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주가조작 첫 날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를 하며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직접 사라고 지시했고 중간 보고를 받은 정황도 드러나는 등 특검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가 실제 주가조작에 연루돼있고 동참했는지 밝혀내는 건 사법정의를 위해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며 “하지만 주가조작에 연루된 사람과 비교해봤을 때 김 여사에 대해 제대로 수사한 게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또 김 여사의 허위경력 의혹에 대해서도 “김 여사가 지난 대선 때 울먹이며 잘못했다고 경력 부풀린 걸 인정했는데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한 걸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며 “김 여사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사실상 무위로 그치게 된다. 대통령 거부권을 뒤집으려면 국회 본회의에서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하는 것은 실제로 특검 도입보다는 추진 과정에서 검경에 대한 비판 여론을 통해 이 대표를 향한 수사를 무디게 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김건희 특검법’ 추진이 이 대표 소환에 대한 맞불 성격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각각의 사안으로 봐야지 연계해서 보면 안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