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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필 음악감독 판 즈베던, 5년간 서울시향 이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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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야프 판 즈베던

야프 판 즈베던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이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 후임으로 현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인 네덜란드 출신 야프 판 즈베던(61·사진)을 선임했다. 판 즈베던 감독 임기는 오는 2024년 1월부터 5년간이다. 내년 1년간은 공석으로 운영된다.

196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피아니스트의 아들로 태어난 판 즈베던은 5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사라 장의 스승인 도로시 딜레이에게 배웠다. 19세인 1979년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사상 최연소 악장으로 입단해 1995년까지 재임했다. 판 즈베던은 번스타인의 초청으로 베를린에서 지휘를 시작했지만, 그 전부터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거장들의 모습을 보며 다양한 지휘의 양상을 익혔다. 2000년 헤이그 레지덴티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시작으로, 2005년 네덜란드 라디오필하모닉 수석지휘자, 2008년 댈러스 심포니 음악감독, 같은 해 앤트워프 심포니 음악감독, 2012년 홍콩 필하모닉 음악감독을 거쳤다.

판 즈베던은 2018년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뉴욕필은 구스타프 말러,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레너드 번스타인, 피에르 불레즈, 주빈 메타, 로린 마젤이 지휘했던 미국 최고 전통의 악단이다. 판 즈베던이 2024년에 서울시향과 뉴욕필을 동시에 이끄는 만큼 두 악단 간 협력도 기대된다.

코로나19가 판 즈베던의 지휘 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2020년에는 홍콩필과의 내한공연, KBS교향악단 객원 지휘가 잇따라 취소됐다. 11월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해외 활동이 막혀 네덜란드에 머무는 동안 음악계의 대량해고 상황을 지켜보며 무력감과 환멸을 느꼈다고 한다. 하루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 운동을 시작해 6개월간 30㎏을 감량한 강인한 의지의 소유자다. 현재도 복싱 트레이닝을 받는다고 한다.

차기 음악감독 선임에서 서울시향은 교향악단을 세계 최정상급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지명도와 실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연초부터 음악감독추천위원회를 통해 다수의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들을 접촉했고, 뉴욕필 음악감독인 판 즈베던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판 즈베던은 홍콩필을 이끈 경험 등으로 아시아 국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과거 경기필과 KBS교향악단 객원지휘를 통해 한국 연주자들의 성장 가능성에도 크게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고 연주 실력을 갖춘 서울시향의 도약 가능성을 보고 음악감독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손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한국은 이미 K팝, 영화, 드라마 등 K컬처로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클래식 분야도 촉망받는 세계적 아티스트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향도 이번에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의 영입을 통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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