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CJ컵 우승자인 로리 매킬로이. AP=연합뉴스
CJ그룹이 타이틀 스폰서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은 10월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콩가리 골프장에서 벌어진다. 지난해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서밋 골프장, 2020년엔 섀도 크릭 골프장에서 열렸다. 코로나 때문에 한국을 떠나 미국을 떠돌고 있다.
CJ는 제주 나인브릿지, 해슬리 나인브릿지라는 명문 코스를 갖고 있다. 제주 나인브릿지에서는 세계 랭킹 1위 저스틴 토머스(2회)와 브룩스 켑카가 우승해 홍보 효과가 컸다. 대회 개최를 위해 경기 여주에 있는 해슬리 골프장도 개보수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미국에서 대회를 열고 있지만, 코로나가 끝나면 반드시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가 사실상 끝나가고 있어 내년 대회는 한국에서 대회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해 10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J컵에서 로리 매킬로이가 티샷하고 있다. CJ컵은 비비고 등 CJ제품을 미국에 알리는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USA TODAY=연합뉴스
그러나 골프계는 사우디 후원의 LIV 골프로 인해 혼란하고 CJ컵이 다시 길을 잃을 가능성이 생겼다.
PGA 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지난 25일(한국시간) 투어 변경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PGA 투어가 다음 시즌부터 격상된(Elevated) 대회와 일반 대회, 보너스를 받는 엘리트 선수와 일반 선수를 구분하는 것이다.
PGA 투어가 사실상 대회와 선수를 A급과 B급으로 구분한 것이다. A급 선수 20명은 보너스를 받는 대신 격상된 A급 17개 대회에 모두 참가하고 3개 대회에 추가로 출전해야 한다.
격상된 A급 대회는 4대 메이저대회와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개의 플레이오프, 3개의 인비테이셔널(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메모리얼 토너먼트)이다. WGC 델 매치플레이와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챔피언스도 포함된다.
CJ컵의 후원을 받고 있는 임성재가 2019년 CJ컵에서 티샷하고 있다. JNA GOLF
모나한은 추가로 4개 A급 대회를 더 뽑을 예정이다. PGA 투어는 CJ를 포함한 여러 대회 스폰서에 상금을 2000만 달러로 올려 격상된 대회로 치르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CJ컵으로선 갈림길이다. 대회를 격상시키느냐 일반 대회로 가느냐다. 격상된 대회로 가려면 상금을 올해 105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로 올려야 한다.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또한 한국에서 대회를 열기가 어렵다. PGA 투어는 A급 대회를 미국에서 개최하기를 바란다.
LIV 진출설이 파다했던 마쓰야마 히데키의 PGA 투어 잔류 선언도 관계가 있다. 마쓰야마는 일본에서 중요한 대회를 열고 일본 골프 발전에 PGA 투어가 기여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PGA 투어로선 일본과 한국에서 두 개의 격상된 대회를 열기가 쉽지 않다.
2019년 대회에서 우승한 저스틴 토머스가 이재현 CJ회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JNA GOLF
일반 대회로 남는 것도 애매하다. 스타 선수들이 거의 참가하지 않는 B급 대회가 되는데 CJ그룹의 ‘온리 원(Only One)’ 전략과 맞지 않는다. 현대차가 스폰서하는, 격상된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도 비교된다.
CJ컵은 올해 대회를 빼고도 남은 계약 기간이 4년이다. 계약을 중단하면 위약금을 내야 할 가능성이 있다.
CJ는 임성재, 김주형 등 선수들을 스폰서해 큰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더 CJ컵은 LIV 폭풍 속에서 미래가 불투명하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