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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땡큐 삼성”…이재용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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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 16일 방한한 빌 게이츠 이사장(오른쪽)과 회동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 삼성전자]

지난 16일 방한한 빌 게이츠 이사장(오른쪽)과 회동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빌 게이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 공동이사장이 함께 ‘물이 필요 없는 화장실’을 개발했다. 두 사람이 저개발 국가 지원을 위해 의기투합한 지 4년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복권된 이후 게이츠 이사장과 회동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게이츠재단과 협력해온 ‘재발명 화장실’(Reinvent the Toilet·RT) 프로젝트를 마치고 25일 경기도 수원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종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RT는  위생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물과 하수처리시설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다. 고체는 탈수·건조 연소를 통해 재로 만들고, 액체는 바이오 정화 방식으로 처리해 상·하수도 인프라가 없어도 처리 가능하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RT 프로젝트를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이사장의 간곡한 요청에 화답하면서다. 지난 16일 방한한 게이츠 이사장과 회동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저소득 국가에 위생적 화장실을 보급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삼성이 헌신적인 노력을 보여줘 감사하다”며 감사의 뜻을 전달했고, 이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빌 게이츠의 의뢰를 받아 개발한 저개발 국가용 재발명 화장실(RT).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빌 게이츠의 의뢰를 받아 개발한 저개발 국가용 재발명 화장실(RT). [사진 삼성전자]

이 부회장과 게이츠 이사장이 손을 잡게 된 건 RT 개발에  따른 ‘기술적 어려움’ 해결을 위해서다. 게이츠재단은 2011년부터 2억 달러(약 2700억원) 이상을 투입해 ‘RT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대학 등과 협력했으나 결국은 가정용 RT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2018년 이 부회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부회장은 이후 삼성종합기술원에 RT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고, 게이츠 이사장과 이메일·전화·화상회의 등으로 소통하며 진행 경과를 직접 챙겼다. 게이츠재단은 삼성 측에 수천만 달러의 과제 수행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 부회장이 거절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삼성은 2019년부터 정화 성능 개선, 내구성 향상, 대량 보급에 필수적인 경제성 확보 등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해 3년 만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5인용·10인용 RT 개발에 성공해 최근 실사용자 시험을 마쳤다.

한편,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과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등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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