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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수호' 총대 권성동, '尹에 쓴소리' 주호영…다른 두 남자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법정위원회에 대해 “국민 혈세를 지키고 방송의 공정성을 바로 잡기 위해 대대적 개편 및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방통위 소관 법정위원회는 10개인데, 최근 3년간 개최 현황을 보면, 1개를 제외하고 연평균 4회 이하”라며 “특히 ‘남북방송통신교류추진위원회’는 3년 동안 단 9차례만 회의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페북 발언 수위 높인 권성동 

최근 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연일 민감한 이슈를 골라 던지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대위 출범 후 첫 주말인 이날도 방통위를 겨냥해 “법정위 구성의 편향성도 문제다, 남북방송통신교류추진위의 노영희 변호사는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을 비난하면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서 총을 쏴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나’라고 망언을 했다”고 적었다.

지난 13일에는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 사업 중단에 대해 “성평등과 페미니즘이 그렇게 중요하면 자기 돈으로 자기 시간 내서 하면 된다. 왜 이념을 내세워 세금을 받아 가려 하느냐”고 강경 주장을 이어갔다. 지난달 권 원내대표가 “남녀갈등을 완화하겠다면서 증폭시키고 특정 이념에 편향적으로 세금을 지원하며 과거 지탄받던 구태를 반복한다”고 해당 사업을 중단시켰는데,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비판을 제기하자 거듭 반박 논리를 편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여성 비중이 높아야 성평등이라 주장하는 것도 우습지만 이런 사업을 왜 세금으로 지원하느냐”, “밥 먹고 토론하고 노는 건 자기 돈으로 하면 된다”며 해당 사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중앙경찰학교 신임 경찰 졸업식에 참석한 지난 19일에도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부부가 경찰학교 졸업생들의 졸업을 격려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며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 내외를 옹호했다.

“허위학력, 주가조작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 경찰학교를 방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민주당 주장에 권 원내대표는 “(2019년) 라오스 방문 때 대통령을 앞질러 간 김정숙 여사의 위풍당당한 걸음은 무엇을 과시한 것이었나. 영부인 지위였나, 아니면 국가 원수와 동격이라는 위세였나”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반격의 소재로 삼았다. “인도 단독 순방에 대통령 휘장까지 앞세웠던 2018년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독사진은 어떤 외교적 성과를 창출했냐”라는 비판도 했다.

이런 권 원내대표가 쏟아내는 메시지를 두고 "대통령실 9급 사적채용 논란(7월 15일)·윤석열 대통령 ‘내부총질’ 메시지 노출(7월 26일) 등 실책 뒤 어렵게 비대위에 합류한 권 원내대표가 최근 ‘페북 정치’로 실점 만회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가 이제 ‘원 스트라이크 아웃’(한 번 위반 시 즉각 처벌)이라는 심정을 갖고 있다”며 “당분간은 ‘원내 집중, 용산 수호’ 역할을 자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비판 목소리 내는 주호영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 및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 및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편 새로운 비대위 얼굴이 된 주호영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윤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다음 기자회견 때는 객관적인 성과가 있는 것을 좀 자랑할 수 있는, 그런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며 “‘검찰 출신을 너무 많이 쓴다’, ‘아는 사람들 위주로 쓴다’는 것도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여당 간 소통에 대해서도 “문제 있다. 참 아쉬운 대목”이라면서 “5세 아동의 취학 문제 이런 것들은 당과 상의만 했으면 그런 실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주 위원장은 원내대표를 지낸 당내 최다선(5선)이지만, 이번 비대위원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대리인’이라는 일각의 시선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주 위원장이 기존 당 지도부와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키우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비대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화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지난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비대위원장(왼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화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주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가처분 결과가 (당내에) 영향을 많이 못 미칠 거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 전 대표와) 상시로 연락은 되지 않는데 간접 대화도 하고 있고 또 여건이 되면 만나려고 하고 있다”며 이른바 ‘이준석 리스크’ 관리자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그는 “이 상황이 오래되면 서로가 상처를 입지만 대통령도 상처가 많다”고 윤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가급적 이 문제를 재판으로 끝까지 공격하는 걸로 두지 말고 어떤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잘 해결했으면 한다. 그것을 위해 내가 많이 노력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주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22일 ‘1호 혁신안’을 논의한다. 유력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지난 17일 “혁신위 해체”를 거론했지만, 주 위원장이 이틀 만에 직접 나서 “혁신위가 필요하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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