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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극장가 나들이…조던 필 감독의 ‘놉’부터 스릴러 ‘파로호’까지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가까스로 버티며 위기에서 벗어난 엔데믹 극장가에 영화적 체험을 배가시키는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면서 활기가 돌고 있다. 여름 텐트폴 대작들이 극장가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무서운 다크호스 ‘놉’의 개봉에 이어 히스테릭 심리 스릴러 ‘파로호’, 자폐 천재 음악가의 이야기 ‘녹턴’ 등 신작도 가득하다. 이번 주말 극장에서 볼 만한 개봉작을 소개한다.    

조던 필 감독이 곧 장르 ‘놉’

영화 ‘놉’ 스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놉’ 스틸.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놉’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하고 기묘한 현상을 그린 ‘겟 아웃’, ‘어스’ 조던 필 감독의 괴물 같은 신작이다.

영화는 광활한 대지에 덩그러니 위치한 말 농장과 테마파크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영화는 밀폐된 공간에서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감 대신 광활한 공간에서 시원하게 휘몰아치는 공포감을 선사한다. 드넓은 하늘과 대지를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아이맥스로 촬영한 분량만 40분이 넘는다.

‘겟 아웃’ 이후 조던 필 감독과 다시 조우한 다니엘 칼루야를 포함, 배우 겸 가수인 케케 파머와 ‘미나리’의 스티븐까지 최강 라인업으로 기대감을 모은다.

또한 필 감독이 각본과 감독을 맡았고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 등을 촬영한 호이트 반 호이테마 촬영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주가와 가족들의 이야기 ‘녹턴’

영화 ‘녹턴’ 스틸. 사진 시네마 달

영화 ‘녹턴’ 스틸. 사진 시네마 달

음악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형, 그림자처럼 매 순간 형과 함께하는 엄마, 그리고 형과 엄마의 그늘 뒤로 남겨진 동생. 삶의 운명적 소외에 맞서는 한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다큐멘터리다. 정관조 감독은 11년 동안 엄마와 두 형제의 일상을 기록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성호는 혼자서 면도도 못 하고 컵라면에 물을 부을 줄도 모르지만, 음악에는 재능이 있다. 피아노·클라리넷·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엄마는 성호를 뒷바라지하고 음악을 가르치는 데 인생을 온전히 바쳤다. 그러나 동생 건기는 그런 엄마와 형 모두 못마땅하다.

성호가 2017년 러시아에 초대돼 연주회를 열게 되면서 형제는 단둘이 러시아로 음악여행을 떠난다. 건기는 러시아 관광명소에서 형 사진을 찍어주고 면도하는 법도 가르쳐준다. 무대에서는 함께 연주도 한다. 건기는 이제 서른 넘은 형이 처음으로 형다운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영화는 2019년 DMZ국제다큐멘터영화제 초청을 시작으로 2020년 러시아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최우수다큐영화상, 2020년 밀레니엄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등을 수상하며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받았다.

독특한 소재의 일상 스릴러 ‘풀타임’

영화 ‘풀타임’ 스틸. 사진 슈아픽처스

영화 ‘풀타임’ 스틸. 사진 슈아픽처스

파리 교외에서 홀로 두 아이를 기르는 쥘리가 파리 시내의 고급 호텔 룸메이드로 일하기 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선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교통파업이 시작되면서 출퇴근은 더 힘들어진다. 쥘리는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려고 직장 상사 몰래 면접을 보지만 이마저도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가기 시작한다.

영화는 한 여성의 일상이 무너져 가는 위기를 스릴러 장르에 잘 녹여냈다. 쥘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절박한 심정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장르적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넷플릭스 시리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의 로르 칼라미가 처연하고 실감나게 싱글맘을 연기했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촌티 부문에서 에리크 그라벨이 감독상을, 로르 칼라미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히스테릭 심리 스릴러 ‘파로호’

영화 ‘파로호’ 스틸. 사진 더쿱디스트리뷰션

영화 ‘파로호’ 스틸. 사진 더쿱디스트리뷰션

소심하고 내성적인 남자 도우는 시골에서 물려받은 허름한 모텔을 운영하며 치매에 걸린 노모를 몇 년째 돌보고 있다. 어느 날 노모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도우는 전단지를 돌리며 노모를 찾아보지만, 동네 사람들은 도우를 의심한다.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남편을 돌보는 미용실 주인 혜수만이 그를 이해한다.

정체불명의 남자 호승과 다방 종업원 미리가 모텔에 나타나면서 도우의 신경은 날카로워진다. 호승은 며칠 동안 묵으며 도우를 살갑게 대하지만 여전히 수상쩍다. 미리는 강아지를 본다는 핑계로 모텔에 드나들며 도우를 유혹한다.

영화는 노모의 실종 이후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도우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면서 일상의 파문과 숨막히는 서스펜스를 담았다.

‘파로호’는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 출신 임상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의 제목이자 배경이기도 한 파로호는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대한민국 인공호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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