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F-16·공중급유기, 나토 등 10개국 항공기와 호주서 연합훈련

한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전투기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고 있고,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가운데서다.

공군이 29일부터 9월 7일까지 호주에서 열리는 대규모 다국적 연합훈련인 ‘피치블랙(Pitch Black)’에 처음 참가한다. 공군이 단독으로 공중급유를 하면서 해외 훈련에 나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공군]

윤석열 정부 들어 세계 최대 해상 연합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역대 최대 전력을 보냈던 군이 오는 29일부터 호주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중 연합훈련인 ‘피치블랙(Pitch Black)’에 처음 참가한다고 18일 밝혔다. 격년제 다국적 연합훈련인 피치블랙은 미·중이 아닌 국가가 주관하는 인·태 지역 내 연합훈련 중 최대 규모다. 올해는 주최국인 호주와 한·미·일, 나토 핵심국인 영국·프랑스·독일 등 10개국의 100여 대 항공기가 훈련에 나선다.

일본과 독일도 이번 훈련에 처음 공중 전력을 보내는 경우다. 훈련은 9월 7일까지 남중국해와 가까운 호주 북부 다윈 공군기지와 동부 브리즈번 외곽 앰벌리 공군기지에서 열린다.

KF-16의 공중급유 모습. [사진 공군]

공군은 이번 훈련에 KF-16 전투기 6대, KC-330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1대, 130여 병력을 보낸다. 공군이 연합 전력이 아닌 단독으로 공중급유를 해가며 해외 훈련에 참가하는 것도 처음이다. KF-16 편대는 18일 충북 중원기지에서 호주로 출격했다.

그간 공군은 미 공군이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 공중훈련인 ‘레드플래그(Red Flag)’에 참여해 왔다. 이를 통해 상당한 연합작전 수행 능력 노하우를 쌓았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런 만큼 피치블랙 참가에 대한 기대도 크다. 공군 관계자는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남반구까지 확대하고 여러 국가의 다양한 항공 전력과 상호 운용성을 검증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참가국 항공기들은 2주간 공격 편대군, 방어제공, 긴급항공차단, 공중급유 등 다양한 훈련을 할 예정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번 훈련의 면면을 보면 나토국의 인·태 지역 관여 확대가 눈에 띈다. 특히 이번에 처음 참가하는 독일은 유로파이터 6대, A400M 대형 수송기 4대, A330 MRTT 다목적 공중급유기 3대 등을 보낸다. 이는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태 지역에 보내는 사상 최대 공중 전력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럽 국가들은 전 세계 어디서든 전쟁이나 분쟁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길 원한다”며 “인·태 지역 내 다국적 연합훈련 참가는 최악의 상황에선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다는 간접적인 메시지로 중국·북한 등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