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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첫 공정위원장에 한기정 교수…상법·보험법 전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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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윤석열 정부 첫 공정거래위원장으로 한기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내정됐다. 상법‧보험법 전문가로 꼽힌다. 청문회를 거쳐 공정위원장으로 최종 임명되면 이례적인 법학자 출신 공정위원장이 된다. 공정위는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새 위원장이 정해지지 않아 초유의 수장 공백 사태를 겪어왔다.

상법·보험법 전문가

18일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한 교수를 공정위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1964년생인 한 후보자는 서울 양정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과대학에서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과 법대 82학번 동기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딴 한 후보자는 2007년부터 서울대 법과대학(현 로스쿨) 교수를 맡고 있다.

한 후보자의 커리어는 주로 금융이나 보험과 관련 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보험연구원장을 지낸 한 후보자는 금융위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면서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상해보험의 법적 쟁점에 관한 연구 등 주로 보험법과 관련한 연구 논문을 주로 써왔다. 보험 관련 소비자 보호 연구를 하긴 했으나 공정거래법 등 경쟁법 관련 연구나 활동이 없다는 점은 한 후보자의 약점으로 꼽힌다.

尹이 원한 법조인 출신 위원장 

윤 대통령은 상법에 능한 법조인을 공정위원장 후보로 놓고 오랜 기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을 집행하는 기관인 만큼 기업활동에 대한 이해가 높으면서도 법학 전문가가 공정위원장으로 적합하다고 봐서다. 실제 인사검증을 거쳤지만 후보자 지명까지 이어지지 않은 대다수가 판사·검사 출신으로 법조인이다.

앞서 지명됐다가 자진 사퇴한 송옥렬 교수도 한 후보자와 같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노무현 정부 때 권오승 위원장, 이명박 정부 때 정호열 위원장이 법학 교수를 지내다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지만, 역대 위원장 대부분은 경제전문가였다.

한 후보자는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58세 남성인 데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윤 정부 내각의 주류인 ‘서오남’ 기준에 일치하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직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이날 김대기 비서실장은 “한 교수는 시장주의 경제원칙을 존중하는 법학자이면서도 연구원이나 정부 위원회에서 활동해 행정 분야 전문성도 겸비했다”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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