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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지각에 시말서? “직장 내 갑질 그만” “재해 땐 유연근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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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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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쏟아진 지난 8일 행정안전부는 수도권 공공기관 출근 시각을 오전 11시 이후로 조정했습니다. 민간 기업에도 검토를 요청했지만, 상당수 직장인은 오전 9시 출근에 맞추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야 했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약간만 지각해도 이를 빌미로 갑질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폭우로 2분 지각했는데 시말서를 제출하라고 했다거나, 대중교통 지연이나 지문 인식 오류 등으로 1분이라도 늦으면 경위서를 써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지각 1회에 반차 차감, 2회에 월차 차감 방침을 정한 회사도 있습니다.

이 단체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직장인 1000명을 설문조사를 해 14일 발표한 데 따르면 응답자 5명 중 1명이 출퇴근 시간에 업무 관련 일을 한다고 답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대한 보상이나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65.2%였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지각은 평가 기준이 될 수 있고 잦은 지각은 징계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지각을 이유로 시말서를 강요하면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재난 상황에는 기업도 유연근무로 전환하는 등 대응이 필요합니다.

#“공공기관은 출근 늦추는데…”

“폭우가 심해 1, 2분 지각한 건데…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끔찍하네요.”

“기업문화를 병들게 하는 직장인 괴롭힘에 경각심이 필요하다.”

#“그래도 지각은 지각”

“폭우에 정시 출근한 사람은 뭐가 되나?”

“2분 늦은 게 자랑은 아니지 않나?”

#“비상시 정부 주도로 재택 등 시행”

“언제든 재택 가능한 곳은 하루라도 긴급행정명령으로 강제 시행했어야.”

“자연재해 상황에서는 비상 선포를 하고 비상 휴일을 지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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