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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기관차 김주형 내친 김에...신인왕 후보 중 유일한 우승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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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주형. USA TODAY=연합뉴스

지난 주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주형. USA TODAY=연합뉴스

“지난 한 달은 정신 없이 지나갔고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7월 초만 하더라도 콘페리 투어(PGA 2부 투어) 최종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8월에 PGA 투어에서 우승하고, 정식 회원이 되어 플레이오프에 나오게 됐다.”

김주형(20)이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 TPC 사우스 윈드에서 열리는 PGA 투어 플레이오프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을 앞두고 열린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김주형은 7월 초 평범한 선수였다.

그러나 PGA 투어와 DP월드투어 공동 주관대회인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3위를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디 오픈을 앞두고 열린 전초전 성격이어서 세계 랭킹 15위 이내 14명이 출전해 세계랭킹 배점이 높았다.

김주형은 이어진 디 오픈에서 공동 47위, 3M오픈에서 공동 26위를 했다.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7위에 오른 후 최종전인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김주형은 동화이자 애니메이션인 ‘토마스와 친구들’의 기차를 좋아해 영어 이름이 톰이다. 웨지에도 기차 토마스 로고를 그려 넣었다. 김주형은 지난 한달여 우승 포함 톱 10에 3번 들면서 구식 기관차인 토머스가 아니라 고속열차처럼 달려왔다.

토마스 기차가 새겨진 김주형의 웨지. 사진 골프닷컴 인스타그램

토마스 기차가 새겨진 김주형의 웨지. 사진 골프닷컴 인스타그램

다른 신인들에 비해 훨씬 늦게 출발했지만, 신인왕 가능성도 있다. 올해는 뛰어난 신인이 많다.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신인은 18명이나 된다.

캐머런 영(플레이오프 랭킹 9위), 데이비스 라일리(23위)가 김주형(34위)에 앞서 있다. 미토 페레이라(38위), 사히스 티갈라(39위)도 김주형을 바짝 쫓고 있다.

플레이오프 대회들은 페덱스 포인트가 정규 경기의 4배다. 누구라도 플레이오프에서 역전할 수 있다.

2012년 재미교포 존 허가 신인왕이었다. 2019년 임성재가 신인왕을 차지했다. PGA 투어 신인왕은 점수가 아니라 선수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존경을 받아야 한다.

캐머런 영은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에서 2위,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했다. 6개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었다. 반면 우승은 하지 못했다.

지난 달 열린 로킷 모기지 클래식에서 샷을 하는 캐머런 영. AP=연합뉴스

지난 달 열린 로킷 모기지 클래식에서 샷을 하는 캐머런 영. AP=연합뉴스

데이비스 라일리는 톱 10에 6번 들었다.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우승이 없고 메이저대회에서도 눈에 띄지 않았다.

미토 페레이라는 PGA 챔피언십에서 71번째 홀까지 선두였다가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3위로 밀렸다. 그러나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으로 난코스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 5월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한 미토 페레이라. AP=연합뉴스

지난 5월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한 미토 페레이라. AP=연합뉴스

사히스 티갈라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대학시절 벤 호건상, 잭 니클라우스 상등을 수상한 유망주다. 신인으로 여러 차례 우승경쟁을 했다.

그러나 주요 신인왕 후보 중 김주형을 제외하곤 우승한 선수가 없다. 신인 중에선 플레이오프 랭킹 75위인 채드 래미만 우승컵을 들어봤다.

김주형은 첫 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 5타 차 우승한 드라마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경기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도 고려 대상이다. 어린 나이라 성장 가능성도 크다.

반면 미국인이 아니라는 점, 메이저대회에서 큰 활약을 못 한 것은 약점이다. 김주형이 신인왕이 되기 위해서는 2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경쟁을 한 캐머런 영에 플레이오프 순위에서 앞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오프는 11일 밤 개막한다. 1차전인 세인트 주드 클래식의 상금은 1500만 달러, 2차전인 BMW 챔피언십 상금도 1500만 달러다.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은 상금 대신 보너스다. 7500만 달러를 30명이 나눈다. 우승자는 1800만 달러(약 236억원)이다. 디 오픈 이후 휴식을 취한 톱스타들이 플레이오프엔 대거 참가해 경쟁은 치열해진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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