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뛰며 가계 대출 찬바람…회사채 '가뭄'에 기업 대출 급증

중앙일보

입력 2022.08.10 16:20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4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반면 기업대출은 한 달 사이 12조원 늘면서 7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 발행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의 대출 수요가 많이 늘어나서다.

7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3000억원 감소한 106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2조2000억원이 늘어난 113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달 1일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앞. 연합뉴스

7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3000억원 감소한 106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2조2000억원이 늘어난 113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달 1일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앞.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3000억원 감소한 106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건 지난 3월(-1조원) 이후 4개월 만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감소했지만, 지난 4~6월은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2조원 늘었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2조2000억원 줄었다. 기타대출은 7월 동월 기준으로는 2004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도 지난달 1조원 감소했다. 주담대가 2조5000억원 늘었지만, 기타대출이 3조6000억원 줄어든 결과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타대출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상환이 증가하면서 전달 대비 감소 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의 대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2조2000억원이 늘어난 113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동월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후 가장 많이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이 6조8000억원 증가했고, 대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7월 기준 역대 최대치고,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7월(9조1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시장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회사채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 순상환 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지난 6월(1조2000억원)보다 늘었다. 회사채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 신규 발행보다 상환이 많은 순상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의 ‘7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3년물 기준 회사채(AA-)와 국고채 간 금리 차(스프레드)는 지난 6월 0.81%포인트에서 지난달 0.96%포인트로 벌어졌다. 투자수요 위축과 기업들의 실적 저하 우려가 커지며 회사채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결과다.

황영웅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한국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는 과정에서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회사채 직접 발행이 부진해지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등 직접 금융보다 대출 활용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달보다 10조3000억원 줄어든 220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금금리 상승으로 금리를 많이 주는 정기 예·적금 등 저축성 예금으로의 자금 이동과 기업자금 유출 등의 영향으로 수시입출식 예금이 지난달에만 53조3000억원이 줄어들면서다.

반면 정기예금은 금리 상승과 은행들의 자금 유치 노력 등으로 31조7000억원이 불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시입출금 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은 줄고 정기 예·적금이 늘어난 만큼 대출을 위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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