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화재로 불탄 돈, 그냥 버리면 안된다…은행 가져갔더니

화재로 불에 탄 은행권. 사진 한국은행

지난 상반기에 화폐(지폐·동전) 약 2억장이 훼손 또는 오염 때문에 폐기됐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손상화폐 폐기·교환 실적에 따르면 올해 1∼6월 폐기된 손상화폐는 모두 1억9166만장, 액면가로는 1조1566억원어치에 달했다.

올 상반기 폐기된 손상화폐 낱장을 길게 이을 경우 총 길이가 2만4765㎞로, 경부고속도로(415㎞)를 약 30번 왕복한 수준이다. 쌓으면 에베레스트산(8849m)의 6배에 이르는 높이(5만3459m)다.

손상된 은행권. 사진 한국은행

은행권(지폐) 폐기량(1억6943만장·1조1541억원) 중 1만원권(9300만장)이 절반(54.9%)으로 가장 많았다. 주화(동전) 폐기량(2223만장·25억원) 중에는 10원화(950만장) 비중이 42.9%로 제일 컸다.

전년 동기(2억2310만장)에 비하면 14.1% 감소한 규모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대의 영향이다.

폐기된 은행권을 권종별로 살펴보면 ▶1만원권(9300만장) ▶1000원권(6550만장) ▶5000원권(860만장) ▶5만원권(230만장) 순이었다.

주화의 경우 화종별로 ▶10원화(950만장) ▶100원화(560만장) ▶50원화(370만장) ▶500원화(340만장) 순으로 집계됐다.

손상주화. 사진 한국은행

지난 상반기 손상된 지폐 중 교환이 이뤄진 대표적 사례를 보면, 경남에 사는 배모씨는 창고 화재로 손상된 지폐 1847만원을 교환했다. 또 대구 거주 김모씨는 빈 화분에 보관하다 물에 젖은 지폐 2895만원을, 부산 사는 양모씨는 장판 밑에 뒀다가 곰팡이로 손상된 지폐 202만5000원을 교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비현금 지급수단 발달, 비대면 거래 확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환수 부진의 영향으로 폐기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물에 손상된 은행권. 사진 한국은행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