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1국〉 ○ 박정환 9단 ● 신진서 9단
장면 ①=화점 4개, 쌍방 삼삼 뛰어들기. 그다음 흑은 좌상에서 다시 삼삼 파고들기. 단순하지만 이면에 엄청난 변화를 간직한 전형적인 AI 포진이다. 문득 아침의 커피 향기 속에서 여유롭게 마음의 선율을 풀어내던 옛 포석이 그리워진다. 신진서 대 박정환의 삼성화재배 결승전 1국이 시작됐다.
박정환의 백1은 요소. 신진서는 흑2로 날을 세우더니 방향을 틀어 4, 6으로 짚어간다. 쉬워 보이지만 백이 잘 받아야 한다.
◆AI 참고도=기세를 중시하는 전통적 관점에서 본다면 백1은 절대의 한 수다. 그러나 흑에겐 숨은 노림이 있다. 바로 흑2, 4의 선수. 그리고 6의 탈출. 묘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백1의 목적이 흑을 분리하여 공격하는 것이었는데 결과는 반대가 되었다. 백이 공격당하고 있는 것이다.
◆실전진행=실전에서 박정환은 백1로 꽉 이었는데 박영훈 9단은 “정수”라고 한다. 약간 억울한 듯싶지만 참는 게 맞다고 한다. 흑도 전의를 거두고 2로 정비했고 백은 3으로 걸쳐 신천지로 향했다. 3은 큰 곳이다. AI는 A도 좋다고 한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