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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주가 상승을 바라지 않는다”…내일 새벽 FOMC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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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셔터스톡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셔터스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주가 상승은 물가 억제에 도움이 되지 않고 Fed 역시 이를 바라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Fed는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자산가격 움직임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지만, 지속적인 주가 상승은 Fed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방해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단 주가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Fed의 설명도 일리가 있다고 전제했다. 실시간 경제성장률 지표부터 기대인플레이션까지, Fed가 들여다 봐야 할 데이터의 양이 워낙 방대하다는 것이다. 주가는 경제 상황도 반영하지만 개별 기업의 독특한 사정에 따라 널뛰기도 하는데, 그렇게 변동성이 크고 Fed 정책의 영향도 제한적인 영역까지 신경쓸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 로이터=연합

제롬 파월 Fed 의장. 로이터=연합

하지만 넓게 보면 주식시장은 Fed 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그간 통화정책은 ‘금융 환경(financial conditions)’을 통해 실물경제에 전달된다고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여기서 금융 환경은 기업과 개인에게 얼마나 자금조달이 용이한 지를 가리키는데, 주식시장은 이런 금융 환경을 조성하고 계측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주가가 오르면 소비자는 돈을 많이 쓰고 기업은 고용을 많이 하게 된다. 가브리엘 초도로-라이시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의 2019년 논문에 따르면 주가가 1달러 오르면 소비는 연평균 3센트 늘었다. 고용과 임금도 마찬가지다. 결국 인플레이션 잡기에 올인하고 있는 Fed에게,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Fed의 정책목표와 배치된다는 결론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잉글랜더 수석연구위원은 Fed의 이 같은 입장을 ‘콜옵션(특정 기일에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에 비유했다. 1987년 ‘블랙먼데이’ 주가폭락 때부터 30년 넘게 Fed는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금리를 낮춰 ‘하방 경직성’을 설정했다. 마치 투자자들이 헤징을 통해 자산가격의 하한을 설정하는 ‘풋옵션(팔 수 있는 권리)’ 같았다는 것이다.

뉴욕증시. AP=연합

뉴욕증시. AP=연합

반면 최근 Fed는 이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잉글랜더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Fed는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혔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주가상승을 억제, 즉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초기 돈을 풀어 주가 급등에 일조한 Fed를 ‘우호적인 세력’으로 보던 투자자들은 이제 ‘Fed 콜옵션’이라는 가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한국시간으로 28일 새벽 3시에 금리인상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자산운용사 누버거 버먼의 타노스 발다스 투자등급 채권부문 글로벌 헤드는 “최근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Fed가 내년 여름쯤 금리를 내릴 거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는 지금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고질적인지 과소평가한 것”이라며 “시장이 생각하는 것만큼 빨리 Fed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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