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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1000만주 물량 폭탄’ 터지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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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해 1월 27일 코스피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주식 중 6개월 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 물량이 27일 해제된다. 기관에 배정된 보호예수 해지 물량만 약 4조원어치에 달한다. 코스피 전체 주가 흐름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LG엔솔의 상장 주식 중 86.09%에 해당하는 2억146만365주의 보호예수가 27일 풀린다. 이 가운데 1억9150만주는 최대주주인 LG화학의 지분이고, 나머지 996만365주(4.26%)가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주식이다. 다만 LG화학은 당장 지분을 팔 가능성이 낮은 만큼 실질적으로 시장에 나올 물량은 기관투자자 보유분이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

LG에너지솔루션 주가

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은 소액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등 주요 주주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한 제도다.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대량으로 풀리면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우려에 주가는 일반적으로 약세를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6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된 지난해 11월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8% 하락했다.

LG엔솔 역시 이번에 기관 물량만 풀려도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거란 시장 전망이 많다. 현재 유통 가능한 LG엔솔의 주식이 상장 주식의 10% 수준에 불과해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보호예수 물량이 전체 주식으로 보면 4% 정도지만 유동주식 상으론 41%에 달한다”며 “보호예수 해제일인 27일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호예수를 이틀 앞둔 이 날도 LG엔솔 주가는 널뛰었다. 장 시작 직후 3%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외국인(336억원)과 기관(319억원)의 ‘사자’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2.36% 오른 39만1000원에 마감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 봉쇄 등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최근 1개월 기준)를 7.3% 밑돌았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업황 및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 보호예수 해제 이벤트만 지나면 주가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엔솔의 보호예수 해제가 전체 코스피 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울 수도 있다. 27일 시장에 나올 기관 물량만 따져도 25일 종가(39만1000원) 기준 3조8945억원에 달한다. 이는 25일 하루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5조7774억원)의 약 67%다.

한편 코스피는 2거래일 만에 2400선을 탈환했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4% 오른 2403.69에 장을 마쳤다. 주가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19억원, 1932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홀로 2825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의 희비는 엇갈렸다. 이날 주가가 오른 건 LG엔솔(2.36%)과 현대차(2.62%), 기아(1.73%) 등 세 곳뿐이었다. 나머지 5곳은 주가가 0.3%~1.8% 내렸고,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제자리걸음 했다. 최윤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기아 등 국내 자동차 기업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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