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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 'AI 눈썰미'의 힘…올해 극단선택 100% 구조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강다리 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극단선택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CCTV가 없는 나머지 다리에도 설치하기로 했다.

한강 전경. [중앙포토]

한강 전경. [중앙포토]

25일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3년부터 ‘한강수난사고 긴급구조 CCTV 영상감시 시스템’을 도입해 운용 중이다. 다리 위에서 난간 쪽으로 다가가거나 가만히 서 있는 등 투신이 의심되면, 구조대를 현장에 급파하는 시스템이다. 2019년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체 한강 다리에서 2210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이 중 2156명(97.6%)을 구조했다. 10명 중 9.8명을 구한 셈이다.

지난해 12월엔 4개 수난구조대(여의도·반포·뚝섬·광나루)에 흩어져있던 CCTV 모니터링 체계를 ‘통합관제’로 일원화하고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 시스템도 도입했다. 한강 교량 CCTV 영상을 딥러닝으로 학습해 투신 시도자의 행동 패턴을 찾아내는 빅데이터 분석기법이다. AI 도입 후 고도화된 관찰이 가능해지고 알림 기능이 추가되다 보니, 기존 4개의 수난구조대에서 현장 대원들이 CCTV를 맨눈으로 모니터링했던 것보다 신속성이 높아졌단 평가다.

과거 투신 시도가 빈번했던 마포ㆍ서강대교는 CCTV 설치 전후 구조율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2012년 56.1%에 머물렀던 구조율은 이듬해 95%까지 상승했다. ‘CCTV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한 올해 상반기 구조율은 100%에 달한다. 소방재난본부 측은 “투신한 후 구조하면 늦기 때문에 투신 전 이상징후 발생 시 무조건 선제적 구조를 해야 한다”며 “관제 요원 개인 판단에 맡기기보다 (통합관제 도입 후) AI 기반 신속·정확한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니 구조율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재난본부는 투신 위험이 높은 다리부터 순차적으로 CCTV를 늘려나가고 있다. 현재 재난본부가 관리 중인 한강 다리 20곳 가운데 10곳에 CCTV가 설치돼 있다. 마포·서강·한강·한남·반포·동작·광진·천호·잠실·영동대교 등이다.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일부 다리 구조율은 87.5~90% 수준이다.

CCTV가 없는 나머지 한강 다리 중 철교와 보도가 없어 접근이 힘든 다리를 제외한 7곳(가양·성수·성산·올림픽·월드컵·행주대교)은 설치를 추진 중이다. 한 다리에 CCTV를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8억원이다. 소방재난본부는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한 분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CCTV 설치 다리를 순차적으로 늘려가고 시스템도 꾸준히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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