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 양딩신 9단 ● 신진서 9단
장면 ⑫=국면은 힘겹게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숨 가쁜 초읽기 속에서 수많은 계산서들이 그려지고 지워진다. 바둑 계산은 복잡한 수학이다. ‘반집’이 허수인 건 맞지만 실제로는 1/4집도 있고 1/8집도 있다. 선후수 관계에 마지막 끝내기가 누구 차지냐 하는 문제도 있다. 반집승부란 그래서 피가 마른다. 신진서는 6 끊어놓고 8로 산다. 양딩신은 9~12로 시간을 연장하며 다음 수를 고심하고 또 고심한다. 운명을 가름할 다음 한 수는 어디일까. 마지막 시험문제다.
◆AI의 정답=AI는 백1로 곱게 잡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흑은 2, 4를 선수하고 A와 B를 놓고 머리 터지는 계산을 해야 한다. 그때 승부는 어찌 될까? 박영훈 9단은 “AI도 모르는 반집승부”라고 한다.
◆실전진행=실전은 백1이 최후의 패착이 됐다. 양딩신은 한발이라고 더 넓히려 했으나 오히려 4, 6, 8로 이용당하며 손해를 보고 말았다. 그 손해가 얼만지 알 수 없으나 여기서 흑의 승리가 확정됐다. 277수에서 양딩신은 항복했다. 신진서는 고생 끝에 삼성화재배 결승에 올랐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