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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서 쉬고 싶지 않다"...거침없는 41세 이브라히모비치, 현역으로 1년 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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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밀란과 재계약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사진 AC밀란]

AC밀란과 재계약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사진 AC밀란]

41세 스트라이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가 새 시즌에도 그라운드를 누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AC밀란 구단은 1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브라히모비치와 계약을 2023년 6월까지 연장했다고 발표했다. 1981년 스웨덴에서 태어나 올해로 만 41세인 이브라히모비치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브라히모비치는 1999년 말뫼(스웨덴)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아약스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유벤투스, 인터밀란(이상 이탈리아),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 유럽 명문 구단을 두루 거쳤다. 2018년 LA 갤럭시(미국)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를 떠났다.

AC밀란을 11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끈 이브라히모비치. [AP=연합뉴스]

AC밀란을 11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끈 이브라히모비치. [AP=연합뉴스]

그러나 그는 2020년 AC밀란에 복귀했다. 앞서 AC밀란에서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뛴 이브라히모비치가 돌아오자, 많은 팬과 전문가는 "친정팀에서 은퇴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예상을 뒤엎고 지난 시즌(2021~22시즌)까지, 세 시즌째 AC밀란의 간판 골잡이로 활약 중이다. 지난 시즌 세리에A 23경기에 출전해 8골을 터뜨렸다. 팀 내 최다 골 공동 1위인 올리비에 지루와 하파엘 레앙(이상 12골)에 이어 공동 2위다. 지난 1월엔 수퍼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유)에 이어 2000년 이후 유럽 5대 빅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 80개 팀을 상대로 득점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되기도 했다.

팀은 11년 만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이브라히모비치는 시가(담배)를 피우며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마피아 영화 속 '보스'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지난해엔 은퇴를 번복하고, 5년 만에 조국 스웨덴 대표팀에 복귀하기도 했다. 팀 동료들은 이런 그를 우러러본다.

포기를 모르는 이브라히모비치는 투혼의 상징이다. 팀의 정신적 지주다. [AP=연합뉴스]

포기를 모르는 이브라히모비치는 투혼의 상징이다. 팀의 정신적 지주다. [AP=연합뉴스]

승승장구하던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 5월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최소 8개월간 치료와 재활해야 한다. 2022~23시즌 후반에나 복귀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그는 현역 생활 연장을 꿈꿨다. 최근 구단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브라히모비치는 "더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AC밀란은 이브라히모비치의 가치를 인정해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여전히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격리 기간 중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눈밭에서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훈련하는 영상을 올렸다. 17세 때 태권도 유단자가 된 그는 지금도 돌려차기 훈련 영상을 SNS에 올린다. 키 1m95㎝의 장신 공격수인 그가 유연한 동작으로 골을 넣는 모습은 마치 태권도 발차기와 닮았다.

실력만큼이나 인기도 압도적이다. LA 갤럭시 시절 이브라히모비치는 2년 연속 MLS 유니폼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팬들은 그를 ‘이브라카다브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법사들이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외는 마법의 주문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와 그의 이름을 합성해 만든 별명이다.

이브라히모비치의 역동적인 슈팅 동작은 태권도 발차기를 연상케 한다. 그는 태권도 유단자다. [AP=연합뉴스]

이브라히모비치의 역동적인 슈팅 동작은 태권도 발차기를 연상케 한다. 그는 태권도 유단자다. [AP=연합뉴스]

이브라히모비치의 축구인생은 '자신감'과 '자화자찬' 그 자체다. 인터뷰에서 "난 벤자민 버튼(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주인공)과 같다. 늙게 태어나 젊게 죽을 것"이라는 농담을 자주 한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늘 자기가 세계 최고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자서전 제목도 ‘나는 즐라탄이다(I am Zlatan)’였다.

자신감이 지나쳐 막말 수준의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LA갤럭시 시절 라이벌 팀 LA FC 전을 앞두고 “나는 피아트(이탈리아 국민차) 사이에 놓인 페라리(이탈리아 수퍼카)와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실력이 미국 리그보다 한참 위라는 뜻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실제로 LA FC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그는 인스타그램에 “내가 곧 LA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브라히모비치와 재계약을 마친 AC밀란은 SNS에 그간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뛴 이브라히모비치의 활약을 모은 영상을 올리고 "(그는) 절대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고 적었다.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같은 영상을 SNS에 공유하며 재계약을 반겼다. 영상에서 그는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은 소파에 누워 쉴 테지만 이는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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