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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눈에서 피 흘린다…치명률 88% '마버그 바이러스' 공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보건기구(WHO)가 서아프리카 가나에서 '마버그(Marburg) 바이러스'에 감염된 2명이 사망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이들 2명이 가나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후 WHO의 협력 센터인 세네갈의 연구소에서 이를 재차 확인했다고 WHO는 전했다.

마버그 바이러스는 에볼라와 같은 계열의 출혈성 감염병으로, 치명률이 최대 88%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견된 후 인근 국가 가나에서 두 번째 확인됐다.

마버그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진 과일박쥐. EPA=연합뉴스

마버그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진 과일박쥐. EPA=연합뉴스

WHO의 아프리카 지역 책임자인 맷시디소 모에티는 "마버그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가나 보건 당국과 WHO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마버그 바이러스는 과일을 먹고 사는 과일박쥐에 의해 사람에게 전파되며 감염된 사람의 체액이나 혈액 등에 직접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2~21일이다.

마버그 바이러스의 증상은 고열과 심한 두통 증상으로 시작해 발병 7일 이내에 잇몸과 피부, 눈 등에서 출혈이 발생한다. 대부분이 증상이 나타난 후 8~9일째 심각한 출혈로 인한 쇼크로 사망한다.

이번에 사망한 2명 중 26세 남성은 지난달 26일 입원해 이튿날 숨졌고, 또 다른 51세 남성은 같은 달 28일 병원을 찾았으며 당일 사망했다.

WHO에 따르면 두 사망자는 같은 지역 출신이지만,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며 이들이 접촉한 사람들은 90여 명에 이른다. 가나 보건 당국은 감염 경로와 추가 감염자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마버그 바이러스는 1967년 독일의 마르부르크(마버그) 지역에서 처음 발견돼 이 지역의 이름을 붙였다. 당시 우간다에서 수입된 아프리카 녹색 원숭이를 다루는 마르부르크의 연구소에서 31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7명이 사망했다.

이후 감염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냐, 러시아 등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했으며 2004~2005년 아프리카 앙골라에선 252명이 감염돼 22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WHO에 따르면 아직까지 승인된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치료법은 없으며 면역 치료 등 보존 치료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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