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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궁 뺏긴 스리랑카 대통령, 군용기 타고 몰디브로 도망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시위대가 고타바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시위대가 고타바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 부도 사태로 인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사임을 선언했던 고타바야 라자팍사(73) 스리랑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오전 군용기를 타고 스리랑카를 떠나 몰디브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은 스리랑카 출입국 사무소 관계자를 인용해 “라자팍사 대통령과 그의 부인, 경호원 등 4명이 탑승한 안토노프-32 항공기가 13일 새벽 국제공항을 이륙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의 여권에는 도장이 찍혀 있었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군용 비행기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당초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도피를 시도했지만, 출입국 관리 직원들과 대치하면서 출국에 실패했었다.

앞서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주말 대통령 퇴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자라자팍사 대통령은 관사에서 긴급 대피한 뒤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보장하겠다”며 사임을 약속했다.

스리랑카 대통령은 불체포 특권을 누린다. 그러나 라자팍사 대통령은 13일 사퇴가 공식화한 이후엔 체포될 가능성이 있어 그 전에 해외로 도피를 시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의회는 오는 15일 소집돼 20일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했다.

스리랑카는 지난 5월 19일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공식 돌입했다. 이에 경제난에 분노한 시민들이 라자팍사 대통령 일가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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