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관인까지 위조해 세종아파트 특공…감사원, 무자격 당첨 116명 적발

중앙일보

입력 2022.07.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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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감사원이 5일 세종시 이전기관 공직자의 아파트 특별공급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전기관 특별공급 주택 2만5995호의 당첨 사례 감사에서 적발된 부적격 당첨자는 116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76명은 실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교육부, 환경부 등 다양한 부처에 걸쳐 부적격 당첨자가 나왔으며 부처에서 발급하는 특별공급 대상 확인서를 위조한 사례도 적발됐다.

금산군 공무원이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기 위해 위조한 특별공급 대상자 확인서. [사진 감사원 보고서 캡처]

금산군 공무원이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기 위해 위조한 특별공급 대상자 확인서. [사진 감사원 보고서 캡처]

정당하게 발급된 특별공급 대상자 확인서는 뒷면에도 날인이 명확하게 보인다. [사진 감사원 보고서 캡처]

정당하게 발급된 특별공급 대상자 확인서는 뒷면에도 날인이 명확하게 보인다. [사진 감사원 보고서 캡처]

이번 감사에서 유일하게 고발된 충남 금산군 공무원 A씨는 행정안전부 파견 기간 세종시 특별공급에 당첨되자 본인이 소속기관 확인서에 금산군 대신 ‘행안부 00본부’라 적었다. 원 소속기관인 금산군은 특별공급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 업무시스템에 등재된 행안부 장관 관인을 복사해 붙여 허위 서류를 만들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A씨는 사무실 동료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한글 프로그램을 이용해 서류를 조작했다.

정년퇴직을 해 특별공급 자격을 잃은 17개 기관 소속 28명도 소속기관에서 특별공급 대상 확인서를 부당 발급해 아파트 분양을 받았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진흥원에 근무하던 B씨는 아파트 입주 예정일 2년 전에 정년퇴직했지만, 소속기관이 이를 알면서도 확인서를 부당 발급해 줬다. 세종 이전기관 특별공급 아파트 입주자 모집을 공고한 날에 대상 기관에 소속되지 않았는데도 특별공급을 받은 사례는 19건 적발됐다.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행안부에 파견돼 근무하던 경찰 2명 등 다른 기관에서 세종시로 파견근무를 온 직원 5명이 특별공급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특별공급 당첨 이후 다시 특별공급을 신청해 재당첨을 받은 이도 6명이었다. 4명이 LH 직원이었고 1명은 권익위, 다른 1명은 해양수산부 소속이었다. LH는 금융결제원으로부터 부적격 당첨자 명단을 통보받았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특별공급 점검 체계가 전반적으로 부실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의 유령 청사 논란 뒤 국회의 감사 요구로 이뤄졌다. 대전에 위치한 관평원은 이전기관이 아님에도 기획재정부로부터 171억원의 예산을 따내 세종 청사를 지었다. 이 와중에 직원 49명이 세종시 특별공급을 받으며 비난을 받았고, 심지어 직원들이 신청사로 이주도 하지 않아 혈세 낭비 논란까지 일었다. 감사원은 먼저 감사를 받았던 관평원을 제외한 기관에 대해 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간 감사를 벌여왔다. 세종시 공무원 특별공급은 지난해 7월 폐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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