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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보다 더 북적’...제주 관광객 680만명 찾았다

중앙일보

입력

“해외는 부담” 거리두기 해제되자 폭발

5일 오후 1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인근 공터에 핀 버들마편초를 배경으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5일 오후 1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인근 공터에 핀 버들마편초를 배경으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5일 낮 12시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 대합실. 평일이지만 서울 등 타 지역에서 출발한 비행기에서 막 내린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대부분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온 듯한 분위기였다.

올 상반기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관광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680만 1978명으로, 상반기 가장 많았던 2018년 658만 34명보다 3.4% 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제주 관광업계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포기했던 여행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심리적·물리적 부담감이 큰 상황도 제주행을 이끈 요인이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 해외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판단되는 제주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국내 단체관광객이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불과 3~4개월 전까지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전세버스가 제주 주요 관광지와 도로에서 쉽게 눈에 띈다.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이 재개됐고, 연수회와 학술행사·전시회·박람회 등 행사나 모임이 많아졌다.

4인 기준 김포~제주 100만원에도 만석 

5일 낮 12시 제주국제공항 도착 대합실에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5일 낮 12시 제주국제공항 도착 대합실에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하지만 비행기표 값이 4~5배나 뛴 것은 하반기 제주 관광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다. 올해 초만 해도 예약하면 김포~제주 노선을 4~5만원에 왕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른 무더위와 함께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며 김포∼제주 왕복 비용이 4인 기준 100만원 내외로 올랐다. 수요가 늘어난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 게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이런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제주행 티켓(항공권) 예약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타지역 제주행 항공편은 최근 90~95%의 예약률을 보이며 사실상 만석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기형적인 내국인 위주 관광 극복 과제도 

5일 오후 1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는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5일 오후 1시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는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이런 호황에도 관광업계에서는 향후 제주관광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관광 관련 업계 전반의 고물가와 함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지속적인 호황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내국인 관광객 비율이 기형적으로 높은 점도 극복 과제다. 올 상반기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 682만 6468명 중 내국인은 99.6%를 차지한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은 0.4%인 2만 4490명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무사증 입국 제도가 2020년 2월부터 2년 4개월간 중단됐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올해의 32배인 78만4615명이었다.

김보형 제주관광협회 안전관광실장은 “올해 6월부터 무사증 관광이 재개되며 해외 시장 일부가 열렸지만 걸음마 단계”라며 “해외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 재개 시점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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