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은 승전"…전적비를 전승비로 바꿔 부르기로

중앙일보

입력 2022.06.29 09:36

업데이트 2022.06.29 14:58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수호하다 해군 참수리 357호 고속정이 침몰한 지 20년 만에 이 전투를 승전으로 부르게 됐다.

 29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전적비는 앞으로 전승비로 바뀌게 된다. 사진 공동취재단

29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전적비는 앞으로 전승비로 바뀌게 된다. 사진 공동취재단

해군은 29일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제2연평해전 20주년 승전 기념식’을 열었다.

해군은 지금까지 ‘제2연평해전 기념식’이라고 불렀던 행사를 이날 ‘제2연평해전 승전 기념식’으로 바꿨다. 그리고 ‘제2연평해전 전적비’를 ‘제2연평해전 전승비’로 부르기로 했다. ‘전적비’는 두 달가량 보수 공사를 거쳐 ‘전승비’로 고쳐진다.

전적비는 전투가 있었던 곳에 그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다. 전승비는 전투에서 이긴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를 뜻한다.

해군 측은 “제2연평 해전은 북한군의 기습적인 공격에도 죽음을 각오한 결연한 의지로 NLL을 사수한 승전”이라고 강조했다.

제2연평해전은 한ㆍ일 월드컵 3,4위전이 있었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쯤 서해 NLL을 침범한 북한의 경비정 2척이 해군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 기습공격하면서 일어났다. 북한이 1999년 제1연평해전의 일방적 패배에 따른 복수 차원에서 치밀하게 기획한 군사 도발이었다.

이 전투로 참수리 357호에서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했다. 북한군도 3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경비정이 화염에 휩싸인 채 도망갔다.

2015년 제2연평해전을 그린 영화 '연평해전'의 포스터. 전투 당시 분전의 모습이 잘 그러졌다. 600만명이 넘는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다.

2015년 제2연평해전을 그린 영화 '연평해전'의 포스터. 전투 당시 분전의 모습이 잘 그러졌다. 600만명이 넘는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다.

국방부는 2002년 당시 전투를 ‘적의 기습공격을 격파한 성공한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2008년 제2연평해전 6주기 기념식에 참석한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서해 북방한계선을 사수하기 위해 해군 장병이 북한의 기습도발을 온몸으로 막아낸 승리한 해전”이라고 말했다.

해군 측은 “유가족ㆍ참전 장병뿐만 아니라 해군 내부에서도 승전으로 제2연평해전을 기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 침입한 적을 격퇴했고, 북한군의 피해가 더 큰 점을 고려했다”며 “20주년을 맞아 이를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연평해전은 처음엔 서해에서 북한과 전투했다는 의미로 ‘서해교전’으로 불렸다. 교전은 전투 행위에만 초점을 맞춘 용어다. 전사자ㆍ참전 장병, 유가족에 대한 명예를 더욱더 높이고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2008년 ‘제2연평해전’으로 공식 명칭을 변경했다. 해군에선 해상에서 이뤄진 전투를 해전이라 부른다.

29일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서 고 조천형 상사의 어머니 임헌순 여사가 아들의 얼굴 부조상을 어루만지며 눈물 흘리고 있다. 옆에서 이종석 국방부 장관이 위로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29일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서 고 조천형 상사의 어머니 임헌순 여사가 아들의 얼굴 부조상을 어루만지며 눈물 흘리고 있다. 옆에서 이종석 국방부 장관이 위로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고(故) 조천형 상사 어머니 임헌순 여사는 돌에 새겨진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엄마 온 것도 모르지”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눈시울을 붉히면서 “잊히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라고 임 여사를 위로했다.

고 조천형 상사는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에서 20㎜ 벌컨포 사수로 참전했다. 그는 북한군의 공격에 끝까지 맞서 함포의 방아쇠를 잡은 채 전사했다.

그의 딸 조시은양은 아버지를 따라 해군의 길을 걸으려 지난해 8월 6일 부산 부경대 해군학군단에 입학했다. 조양은 2025년 해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유가족이 유도탄고속함 조천형함을 타고 해상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유가족이 유도탄고속함 조천형함을 타고 해상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기념식이 끝난 뒤 유가족은 유도탄고속함에 올라 해상헌화를 했다. 해군은 참수리급 고속정보다 무장이 더 강력하고, 방어가 더 튼튼한 유도탄고속함을 배치하고 있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용사의 이름을 따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이 차례로 만들어져 서해 NLL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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