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케인’ 무고사, 1주일 새 해트트릭 두 번

중앙일보

입력 2022.06.2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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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스테판 무고사

스테판 무고사

“일주일 동안 두 차례 해트트릭을 한 비결이요? 우선 훌륭한 동료들을 둔 덕분이고, 두 번째는 정신력이죠.”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무고사(30·몬테네그로)는 최근 맹활약하는 비결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5년 차 K리거다운 겸손한 답변이었다. 그는 지난 일주일 사이 대표팀과 소속 팀을 오가며 잇달아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골잡이들이 득실대는 유럽에서도 보기 드문 진기록이다.

무고사는 지난 22일 열린 K리그1 17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인천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앞서 그는 6월 A매치 기간엔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소집돼 지난 15일 루마니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8일 만에 더블 해트트릭을 기록한 무고사는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몬테네그로와 한국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 탓에 몸이 힘들었는데, 결과가 좋으니 피로가 씻기는 기분이다. 무더운 날씨에도 응원해준 팬들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웃었다.

무고사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14골을 터뜨려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조규성(11골·김천 상무)과는 3골, 3위 주민규(10골·제주 유나이티드)와는 4골 차다. 지난 시즌 주민규는 38라운드에서 22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올랐는데, 올 시즌 무고사의 골 페이스는 훨씬 빠르다. 시즌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주민규 기록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인 19골(2018시즌)은 물론 꿈의 ‘30골’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K리그에서 30골을 돌파하고 득점왕을 차지한 골잡이는 31골(42경기·2012시즌)을 터뜨렸던 레전드 공격수 데얀(당시 FC서울)뿐이다. 무고사는 “득점왕이나 골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매 경기 골을 넣어 팀이 이기는 데 힘을 보태겠다. 1차 목표는 20골을 넣어 개인 한 시즌 최다 골을 경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조성환 감독은 이런 무고사를 두고 “말이 필요 없는 골잡이다. 그라운드에서 결과로 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칭찬한다.

지난 시즌 무고사는 부진했다. 시즌 직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몬테니그로를 오가면서 리듬이 깨진 탓이었다. 더구나 그는 지난해 몬테니그로에서 장례를 치르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코로나 19에 걸렸다. 그 여파로 20경기에서 9골을 넣는 데 그쳤다. 인천도 8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무고사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뛰고 있다. 지난 4월엔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차출도 고사했을 정도다. 무고사는 “몬테네그로를 다녀오려면 이동 시간만 22시간이다. 인천에 복귀한 뒤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아서 팀에 남기로 했다. 올해 인천에서 많은 골을 터뜨렸기에 후회는 없다”고 털어놨다.

무고사의 활약 덕분에 ‘만년 하위권’ 인천은 K리그1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인천은 승강제가 도입된 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매번 1부 잔류를 위해 생존 경쟁을 벌였다. 그러다 막판 극적으로 2부 강등을 면해 ‘생존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당당히 4위를 달리고 있다.

무고사는 “하늘에서 보고 계실 아버지에게 아들이 몬테니그로와 ‘제2의 고향’ 인천을 빛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일부에선 인천을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올 시즌 인천은 전북·울산 못잖은 강팀이다.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축구 팬들은 무고사를 ‘K리그의 해리 케인’이라고 부른다. 손흥민(토트넘)의 동료인 케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잡이다. 마침 토트넘이 다음 달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K리그 대표 스트라이커 무고사는 올스타 발탁이 유력하다.

무고사는 “손흥민이 이끄는 토트넘과 맞대결을 펼친다면 그 자체로 영광”이라며 “케인과는 A매치에서 두 차례 맞붙어본 경험이 있는데 그는 나와는 다른 레벨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무고사의 전매특허는 골을 넣은 뒤 힘자랑하듯 두 팔을 위로 들고 포효하는 일명 ‘스트롱맨 세리머니’다. 그는 “K리그에서 뛰면서 이 세리머니를 시작했다. ‘인천은 강팀’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이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경기마다 세리머니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테판 무고사
출생 1992년 2월 26일(몬테네그로)

체격 키 1m89㎝, 체중 80㎏

소속 인천 유나이티드

포지션 스트라이커

2022시즌 K리그1 17경기 14골(득점 1위)

K리그 통산 128경기 68골

별명 K리그 케인, 인천 터줏대감
파검(인천 유니폼 색)의 피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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