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비판 대자보’ 붙인 20대, 2심서 무죄

중앙일보

입력 2022.06.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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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문재인 전 대통령 비판 대자보를 대학 건물내에 붙였다가 1심에서 벌금 50만원형을 선고 받은 20대 청년 A씨가 22일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학생 단체 ‘신전대협’(신전국 대학생 대표자 협의회) 소속인 A씨는 2019년 11월 24일 오전 3시쯤 단국대 천안캠퍼스 건물 내부 등 4곳에 문 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인 혐의(건조물 침입)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자보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과, 그에게 고개 숙이는 듯한 모습을 합성한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담겼다.

1심 재판부는 2020년 6월 22일  A씨의 행위가 평화를 해쳤다고 판단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즉각 항소했다. 항소심 공판을 맡은 대전지법 제5형사부(부장 이경희)는 22일 1심 벌금형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정 시간대 이후 시정된 곳을 들어가 대자보를 붙이긴 했는데 이 과정에서 평화를 해치는 방법으로 침입하지 않았기에 무죄를 선고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경찰이 무죄 추정 원칙을 어기며 수사했다. 대학 경내에 들어간 사실만으로 ‘허가 없이 들어갔으니 불법’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무죄 선고 받는 순간 기분이 어땠나.
“표현의 자유가 다시 지켜질 수 있어 다행이다.”
경찰 수사 어떻게 받았나.
“나한테 ‘조사받으러와’ 라면서 처음 전화를 걸어왔을 때부터 반말을 했다. ‘왜 조사받아야하나’고 물으니 ‘네가 죄를 저질렀으니까 와야지’ 라면서 무죄 추정 원칙도 깨버리더라.”
조사 받은 과정에선 어땠나.
“내가 차를 몰고 단국대에 들어가는 모습과 학생회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CCTV 를 보여주면서 ‘인정하냐’고 묻더라. 내가 ‘이게 왜 불법이냐’고 물으니까 ‘허가 없이 (단국대에) 들어간 것 아니냐’고 하더라. 어이가 없어서 ‘바(차단기)가 열려있어 주차했고 건물 문이 열려 있으니 들어갔지, 대학에 무슨 허가를 받고 들어가냐’고 항변했지만 경찰은 다 무시해버리고 ‘어쨌든 불법 행위’라고 했다.”
왜 기소됐다고 보나.
“대중 굴종 외교를 비판하는 취지로 시진핑 주석 앞에 문 대통령이 무릎 꿇은 모습을 합성사진으로 만들어 대자보에 실었다.”
문 전 대통령 사진을 실은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인가.
“본질은 그것이라고 본다. 문 정부의 다른 인사들을 비판할 때는 (경찰이) 그렇게 사건을 공론화시키지 않았는데, 문 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니 기소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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